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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지구 끝까지 쫓는다…대한민국 최장기 인터폴계장의 국제공조 수사 일지

나쁜 놈들은 지구 끝까지 쫓아 감방에 넣는다!

최장기 인터폴계장 전재홍의 일촉즉발 범죄 추적기

[신간] 지구 끝까지 쫓는다…대한민국 최장기 인터폴계장의 국제공조 수사 일지

역대 최장기 인터폴계장으로 해외 도피사범 검거의 최전선에 있던 전재홍의 범죄 추적 르포르타주가 발간됐다. 인터폴 적색수배 발부부터 첩보 수집, 검거와 국내 송환까지, 이 책에는 지금껏 한 번도 도서를 통해 기록되지 않았던 인터폴의 국제공조 수사 과정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을 따라 펼쳐진다.

1세대 보이스 피싱범 김미영 팀장, 필리핀 박왕열, 베트남 김형렬….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밤낮 없이 범죄자를 쫓아가며 저자 전재홍이 잡아들인 도피사범은 2000여 명에 이른다. ‘범죄자를 반드시 잡아감방에 넣겠다’는 우직한 신념의 결과다. ‘범죄도시4’, ‘모범택시2’까지 수많은 작품의 모티브가 됐던 실제 사건 검거기가 이 책을 통해 전격 공개된다.

‘김미영 팀장’은 어떻게 검거되었나?

“김미영 팀장입니다. 고객님께서는 최저 이율로 최고 3,000만 원까지 30분 이내 통장 입금 가능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받아봤을 이 스팸 문자, 보이스 피싱의 대명사로 불리는 김미영 팀장 조직은 1인 피해액만 최고 1억 원으로 당시 낙담한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많은 이들의 삶을 앗아갔다.

잊혀질 뻔한 사건을 다시 추적하고 검거했던 이들이 바로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이다. 저자 전재홍은 당시 중추 역할을 했던 인물로, 인터폴계장으로는 최장기에 해당하는 8년간 근무하며 국제공조의 일선에서 수사를 이끌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건에는 김미영 팀장 조직과 더불어 동남아 3대 마약왕인 필리핀 박왕열과 캄보디아 최정옥, 베트남 김형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명을 받고 영화 ‘범죄도시4’의 모티브가 됐던 파타야 살인사건, ‘모범택시2’의 모티브가 된 사이비 집단 은혜로교회까지 굵직한 사건만 10건이 넘는다. 저자의 생생한 검거기가 이 책을 통해 되살아난다.

인터폴 적색수배부터 소재첩보 수집, 합동 검거 작전까지

수많은 도피사범이 해외에서 교민사회를 어지럽히고, 국내 각종 사기 및 마약 범죄를 도모한다. 이들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핵심 인력이 인터폴 국제공조팀과 경찰 주재관, 코리안 데스크이다. 여러 소재첩보를 입수하고 그 조각을 끼워 맞추는 인고의 시간은 이들과의 긴밀한 협업이 있기에 지속될 수 있다.

파타야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형진 검거 또한 이들의 끈질긴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형진의 소재 첩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한 달, 두 달이 넘는 시간을 베트남 공안들과 샅샅이 뒤진 결과 도피 중이던 김형진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이러한 수사 과정에서 “낚싯대” 역할을 한다. 범죄자의 발을 묶고 그들의 모습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타국 경찰과의 긴밀한 유대관계 형성 또한 현지 경찰을 움직이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렇듯 도피자를 한곳에 묶고, 소재첩보를 추적하여 범죄자의 근거지를 밝혀내는 과정은 이 책에서만 접할 수 있는 가장 흥미진진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몸으로 부딪치며 정의를 좇는 마음, 추적 경로를 따라 펼쳐지는 뜨거운 이야기

범죄자의 단서를 찾아 전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는 이들의 경로 위에는 또 다른 드라마가 완성된다. 검거 소식을 듣고 동료를 얼싸안는 감격적인 마음, 성공적인 검거 작전을 끝내고 현지 경찰들을 위해 샌드위치를 사러 가는 저자의 마음, 잠 못 이루며 범죄자 송환을 준비하는 마음이 모여 뜨겁게 살아가는 이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조명한다.

“한국판 콘에어 작전”으로 불렸던 필리핀 도피사범 단체 송환은 이러한 마음이 바탕이 되어 수년이 걸릴 일을 단 하루 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범죄자를 빠르게 국내로 들여와 처벌하기 위해, 아무도 시키지 않은 단체 송환을 항공편부터 기내 좌석 배치까지 6개월간 “꿈도 전세기 송환 꿈만 꾸며” 준비한 결과 ‘그저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시행되지 않았던 단체 송환은 최초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 전반에 녹아 있는 ‘잘못한 사람은 응당 벌을 주겠다’는 의지는 옳음에 대한 신뢰가 흐릿해져가는 시대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부조리함에 어쩔 수 없이 호응하며 살겠다는 이들에게 이 책은 번쩍 정신이 들게 채찍질을 한다. 정직한 신념을 믿고 꿋꿋하게 나아가는 마음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태도라고 말한다.

저자 전재홍은

대한민국 경찰로 경찰간부후보생으로 입직하여 21년간 경찰로 근무 중이다. 역대 최장기 경찰청 인터폴 계장으로 근무하면서 지금까지 검거한 도피사범만 2,000명에 이른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자문하였으며 1세대 보이스 피싱범 김미영 팀장 조직 총책 검거 작전, 영화 ‘범죄도시4’의 배경 사건인 파타야 살인사건의 공조수사 등 중요 사건을 지휘했다. 인터폴 적색 수배 기준 개정을 비롯하여, 한국판 콘에어로 불렸던 필리핀 도피사범 단체 송환 등 혁신적인 업무를 주도했으며 이를 배경으로 인기 프로그램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바 있다.

‘지구 끝까지 쫓는다’에서는 지금껏 베일에 가려졌던 인터폴의 국제공조 과정이 저자의 시점에서 흥미롭게 서술된다. 해외로 도망갔던 범죄자가 국내로 송환되기까지의 긴 경로 위에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이들의 뜨거운 마음이 교차되어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한다. 범죄자가 마땅히 벌을 받는 세상을 위해서라면 모든 사람이 마다해도 꿋꿋하게 옳은 방향으로 전진하겠다는 지극한 마음이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굳센 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