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이 지난 정권 때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블랙리스트에 아이돌 그룹으로는 유일하게 올랐던 그룹이 있다. 바로 아이돌 그룹 투포케이(24K)이다.

투포케이의 소속사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에 대해 “투포케이가 데뷔할 즈음인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캠프 일을 도왔던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하고 추측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데뷔 당시 매니저(금병근)와 멤버 6명 중 5명(유성호를 제외한 홍코리, 최기수, 홍석준, 박병호, 김대일)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블랙리스트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서명자, 세월호 시국선언 한 문학인,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을 한 문화인 그리고 박원순 후보 지지선언을 한 문화인 등 총 9473명으로 이루어졌다. 거의 1만 명에 육박하는 것이며, 몇몇 진보 예술계 인사뿐만 아니라 단순히 정권에 협조적이지 않은 예술계 인사들 상당수와 그냥 단순히 야당 정치인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예술계 인사들을 포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을 한 투포케이가 멤버 개별 이름으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는 것이 진상조사위의 유권해석인 셈이다.

투포케이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로고송인 ‘사람이 웃는다’(작곡 김형석)의 노래를 부른 주인공이다. 노래 뿐만 아니라 당시 한남동 블루스퀘어 공연장에서 있었던 공연에도 참여했는가하면 영상에도 출연한 바 있다. 그런 탓인지 투포케이의 매니저를 비롯해 팀의 리더인 홍코리 등 맴버 6명 중 5명의 멤버들이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 문화예술인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블랙리스트 때문인지 특정 방송사 쇼프로그램에 거의 출연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탓에 투포케이는 국내보다 해외 활동에 주력해 국내 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들은 유럽, 미국, 남미 등지에서 단독 투어공연을 펼치며 거대 팬덤을 확보하며 ‘유럽의 빅뱅’으로 불릴 만큼 해외 팬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한 방송사는 지난해 말 ‘유럽의 K팝, 그 한계를 넘어서’라는 리얼 다큐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유럽에서 K팝 인기를 이끌고 있는 투포케이를 집중 조명했는가 하면, 최근엔 미국의 빌보드지가 ‘자급자족으로 성공하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 투포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비중있게 다루기도 했다.

실제 투포케이 멤버들은 자신들의 노래를 작곡부터 작사·편곡·믹스마스터링 안무기획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을 해내며 ‘자급자족하는 실력파 아이돌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이 오는 5월 말 새 앨범을 들고 컴백한다. 홍코리·최기수를 제외한 멤버들도 새롭게 리뉴얼 됐다. 새롭게 변신한 투포케이(코리, 기수, 정욱, 진홍, 창선, 홍섭)가 블랙리스트의 굴레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음악적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