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보고 조용히 있으려니 힘드네요.”

방송인 송해와 허참, 이상벽, 임백천 등이 마이크를 두고 진행자다운 기질을 발휘했다. 자신에게 질문이 오길 기다리고 답하는 제작발표회 방식이 지루하다며 마이크를 잡고 적극 입담을 펼쳤다. MBC 새 예능프로그램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에서 이들의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기대케 할 정도였다.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서 진행된 새 예능프로그램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이하 <세모방>) 제작발표회에서는 김명진·최민근 PD와 함께 송해, 허참, 이상벽, 임백천, 박수홍, 박명수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부터 캐스팅 이유, 출연 소감 등 다양한 얘기들이 엄청나게 펼쳐졌다. 입담의 향연은 김명진 PD가 “기획 회의를 하다가 홧김에 모든 방송을 해보자고 기획하게 됐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캐스팅 역시 유재석 등은 겹치기 출연이 될까봐 홧김에 송해 등 전설의 방송인을 섭외했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전설의 방송인’으로 일컬어진 송해, 허참, 이상벽, 임백천도 배턴을 이어받아 유쾌한 말들을 쏟아냈다. 송해는 “허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한 방송인이다. 또 이상벽은 기자 생활을 오래해서 연예계 구조를 확실히 안다. 임백천은 자료를 참 잘 뽑는다. 어떤 공학 박사가 연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넷이서 프로그램을 하면 즐거울 것 같더라”며 “이 자리에서 내가 나이가 제일 어리지만 어른들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허참 역시 “이렇게 남자 파트너들과 방송을 진행해보는 건 처음이다. 우린 콩처럼 흩어지면 좋은 먹거리가 되지면, 모이면 메주가 되지 않으냐. 우리가 방송심의위원회가 됐다는 생각으로 멀리서 고생하고 찍은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펼쳤다.

이상벽은 “방송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느냐. 정석 방송에서 벗어나 후배들의 재치가 깃든 프로그램들에 많이 참가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출연하게 돼 설레고 일면 두렵기도 하다”면서도 “넷이서 하면 일당백하지 않겠나 싶다. 또한 후배 중 양념 구실을 하는 박명수, 박수홍이 있어서 이들을 매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백천도 “홧김에 만든 프로그램을 해보긴 처음”이라고 농을 던진 뒤 “어떤 댓글 보니까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평가가 있더라. 일요일 오후 시간대는 남녀노소 다 볼 수 있어서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으냐. 이 프로그램도 다같이 웃으면서 볼 수 있고, 땀과 눈물이 있어서 쪽박보다는 대박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고 확신했다.

이처럼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이크를 집어들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질문이 오지 않아도 오랫동안 활동한 MC답게 대화를 이끌었다. 또한 서로 질문을 하며 풍부한 들을 거리들을 제공했다. 보통 1시간이면 끝나는 기자회견이 30분이나 더 이어졌고, 임백천이 “이제 그만 합시다. 다들 돌아가세요”라고 말릴 정도로 얘기가 끊이질 않았다. 방송에서 이들이 어떻게 쓰였을지는 이 현장만 봐도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세모방>은 국내는 물론 해외의 실제 프로그램들까지 출연자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송해, 허참, 이상벽, 임백천, 박명수, 박수홍 등이 출연하며 오는 28일 오후 6시3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