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연간 2조원에 이르는 어린이집 누리과정(3~5살 무상보육) 사업 예산 전액을 중앙정부에서 부담한다.

교육부가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누리과정 예산을 전부 국고로 지원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이 밝혔다.

올해 기준 누리과정 예산은 유치원 몫이 1조 8,360억원, 어린이집 몫이 2조 679억원 등 모두 3조 9,409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고지원액은 8,600억원으로 전체 누리과정 예산의 22%에 불과하다. 교육부의 이날 발표는 국고지원액을 내년부터 2조원 정도(어린이집 몫)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도 교육청은 ‘교육기관’인 유치원의 누리과정 예산은 편성해왔지만 ‘보육기관’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편성하지 않아 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누리과정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겠다면서 실제로는 자신들에게 부담을 전적으로 떠맡겼다는게 시도 교육청의 주장이었다. 이런 반발이 확산되자 지난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을 만들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가운데 8,600억원을 국고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국고지원도 올해부터 오는 2019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어서미봉책에 불과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날 교육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전액 국고부담 발표는 ‘한시적’으로 운영돼온 국고 ‘일부’ 지원을 ‘전면적’, ‘항구적’ 지원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의 보고가 정책으로 실현될 경우 그동안 반복돼온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간 누리과정 예산 갈등은 해소될 전망이다.

누리과정은 만 3~5세 유치원 교육과정과 어린이집 보육과정을 통합한 것으로, 지난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누리과정은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공약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정부는 2015년부터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시도 교육청에 부담지웠다.

정부는 시도 교육청에 대한 중앙정부 지원금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되, 앞으로 세수가 늘어 교부금도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누리과정 예산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시도 교육청을 설득했다.

그러나 2015년 교부금이 49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과 달리 세수부족으로 39조원에 불과하자 시도 교육청이 다시 반발했다. 교부금이 빠듯해지자 시도 교육청은 빚을 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거나 편성하지 않는 등 파행양상을 보였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시도 교육청 의무사항”이라며 시도 교육청을 압박했지만 일부 시도 교육청은 “보통교부금 예산편성권은 시도 교육감에게 있다”며 이에 대응했다.

지난해 3년 한시적으로 부족분 가운데 8,600억원을 정부가 국고 지원하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필수적으로 편성하는 방향으로 ‘유아교육특별회계법’이 마련돼 갈등은 일단락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