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민 ‘몬스터 유니온’ 부문장은 2017년 6월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22년의 KBS PD 생활 중 <뮤직뱅크>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 등을 거치며 스타 연출자로 거듭나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의 성공으로 예능PD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 그리고 새롭게 KBS와 자회사들이 출자해 만든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의 예능 부문장 자리에 앉았다. 1년 여 의 고심 끝에 기획한 KBS2 금토극 <최고의 한방>이 이번 주말 첫 방송된다.

그는 동시에 케이블업계에서 11개의 채널을 갖고 있는 ‘스카이티브이’와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과거 한국의 방송이 어떤 채널에서 방송되는 것이 중요한지 살피는 ‘채널 중심’의 생태계였다면 서수민 부문장은 “이제 어떤 콘텐츠를 들고 나오느냐가 중요한 ‘제작사 중심’의 시대”를 예견하고 있다. 그에게서 <최고의 한방>과 ‘스카이티브이’ 그리고 슬며시 예견하는 우리 방송 미래의 한 자락을 들었다.

- 몬스터 유니온의 창립작과 다름없는 <최고의 한방> 첫 방송이 코앞이다.

“걱정 안 하는 척 하려고 했는데 걱정이 많이 된다. 방송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예전 <프로듀사>가 KBS 예능국에 드라마 연출자들을 모셔왔고 우리로 인해 흠이 안 날까 노심초사했다면 이번 <최고의 한방>은 유호진PD와 저희가 회사를 나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메시지와 작품이지만 표현하는데 있어는 미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결국 아는 것이 가요계의 이야기고, 표현하고 싶은 주제가 1993년, 2017년 청춘들 사이의 괴리였다.”

- ‘또 , 타임슬립이냐’는 분들도 있다.

“사실 주된 소재는 타임슬립이 아니다. 실제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 있는데 1년에 시간과 공간이 혼재하는 기간이 딱 0.02초 정도 있다고 한다. 거기서 착안했다. 하지만 <최고의 한방>에서는 타임슬립이 된 이후 그 사건을 푸는 전개가 없다. 모든 사람이 다 사연이 있고, 비밀이 있다. 그날 일어나는 일을 살면서, 인생은 재미있다고 느끼는 감정이 드라마를 지배한다.”

- 유호진PD는 어떻게 참여시켰나. 드라마 연출에는 ‘문외한’에 가까운데.

“유PD는 다른 걸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지금 여건상 연출자가 하나밖에 없다. 그래도 유PD는 소설가 출신이다. 캐릭터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 어떤 사람보다 재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한 예능PD로서 감성적인 면도 있다. 그렇게 사실 보고 시작했지만 감성이 스며들기는커녕 가랑이가 찢어지는 형국이다.(웃음)”

- 배우 차태현을 ‘플레잉 디렉터(Playing Director)’로 앉혔다.

“몬스터 유니온을 만들 때 뜻이 있는 사람들끼리 재미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차태현도 재미를 느꼈다. 결국 그 메시지에 동의를 해서 농담처럼 하다가 결국 일이 시작됐다. 연기로 이야기를 푸는 방식은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다. 처음에는 연출만 할 생각이었지만 극중 유현재(윤시윤)의 매니지먼트 업체 사장 역할 캐스팅이 어려워져서 연기까지 하게 됐다. 40대 초반임에도 40대 후반을 연기해줘서 고맙다.”

- 두 연출자의 연출관이 충돌하는 상황이 있지 않을까?

“두 사람이 기본적으로 공존이 가능한 이유가 서로 욕심이 없다. 한 명이 말하면 다른 사람이 ‘그렇구나’ 하는 편이다. 서로 상처를 안 주고 안 받는 스타일이다. 두 사람은 ‘공동연출’이란 말을 하면 ‘합체연출’이라고 한다. ‘반푼이가 둘 겨우 하나를 만든다’고 하더라. 겸양 섞인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이렇게까지 한 건 대단하다고 느꼈다.” (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