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단골 후보 였지만 최근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시인 고은이 창작 활동을 해왔던 수원시를 떠난다.

18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수원시는 이날 고은이 “계획해뒀던 장소로 이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2013년 수원시가 마련해준 장안구 성광교동 광교산 자락의 주거 및 창작공간(문화향수의 집)에 거주한 지 5년 만이다.

시에 따르면 고은 재단 관계자는 “고은이 지난해 5월 광교산 주민들의 퇴거 요구를 겪으면서 수원시가 제공한 창작공간에 거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이주를 준비해왔다”며 “‘자연인’으로 살 수 있는 곳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은이 수원시에 누가 되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에 수원시는 고은의 뜻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올해 고은의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문학 행사 또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해마다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은 경기 안성시에서 20여 년간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해오다 ‘인문학 도시 구현’을 목표로 하는 수원시의 적극적인 요청에 2013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자락으로 이사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가 민간인으로부터 사들인 주택을 리모델링해 제공했고 수년간 매년 1000만원이 넘는 전기료와 상하수도요금을 내주고 있다.

지난해 5월 고은과 이웃한 광교산 주민들이 “우리는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때문에 재산피해를 보고 있는데, 수원시가 고은에게 특별지원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 고은은 광교산을 떠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최근엔 고은의 성추행을 목격했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수원지역 여성 단체들의 거센 퇴거 요구를 받아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