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개막을 맞는 프로야구가 새로운 가치로 문을 연다. 10개구단 감독들은 ‘무조건 이기는 야구’가 아닌 멋지고 감동적인, 고개를 들고 펼치는, 달라진 야구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2019년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팬페스트·미디어데이가 21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감독들은 출사표를 통해 이번 시즌 그리는 야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맡은 염경엽 감독은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야구를 보여주겠다. 야구장 많이 찾아달라”고 말했다. SK 주장 이재원은 “감동적 야구, 스토리 있는 야구, 지지 않는 야구”로 새 시즌 목표를 간결하게 정리했다.

지난해 ‘도전’을 주제로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 한용덕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모토로 내세웠다. 한 감독은 “새로운 도전으로 지난해 3위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KIA 김기태 감독은 “나 하나가 아닌 모두의 야구를 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즐거운 야구, 멋있는 타이거즈 야구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들의 방향도 남달랐다. 4년 연속 우승,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뒤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삼성 김한수 감독은 “달라진 삼성야구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창단 뒤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KT는 이강철 신임 감독을 영입했다. 이 감독은 “올해는 비상(飛上)을 모토로 삼았다. 모든 인간들이 위로 올라가면 두려움 느낀다. 태양이 가까워져서 느끼는 두려움이다. 올해 KT는 두려움없이 고개 들고 위를 쳐다보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꼴찌로 떨어진 NC는 ‘박동’을 모토로 삼았다. 신임 이동욱 감독은 “잘 지어지고, 예쁘게 지어진 새 야구장 창원 NC 파크에서 처음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시즌 끝까지 가져가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감독들은 과거 틀에박힌 ‘우승 목표’ 대신 구단별로 색깔을 담은 야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밝힌 “두산 베어스 다운 야구” 역시 팀 야구의 방향을 잘 드러낸 말이다. 승리의 결과 못지 않게 야구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방향이 중하다는 공감대가 리그에 어느 정도 형성됐다. 최근 수년 사이 불거진 리그의 각종 사건·사고들에 대한 경각심도 영향을 미쳤다.

KBO리그도 처음으로 시즌 슬로건을 정했다. KBO는 ‘함께하는 야구, 공정한 야구(B together, Clean baseball)’라는 내용의 슬로건을 이날 발표했다. KBO리그 2019시즌 개막전은 23일 오후 2시 잠실, 문학, 광주, 사직, 창원 등 5개 구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