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의 개인 믹스테이프(비정규 무료음반) 수록곡에 미국 사이비 종교 교주 제임스 워런 짐 존스의 연설 음성이 인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9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자의 연설을 비판없이 인용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2일 슈가가 활동명 ‘어거스트 디’(Agust D)로 공개한 믹스테이프 <D-2>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 도입부에는 짐 존스의 1977년 연설 음성이 짧게 샘플링(추출)돼 있다. 샘플링된 음성 녹음 속에서 짐 존스는 “당신은 죽더라도 살 것이다. 살아서 믿는 자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Though you are dead, yet you shall live, and he that liveth and believeth shall never die)”고 말한다. 짐 존스는 1950년 미국에 인민사원이란 사이비 종교를 세운 교주로, 1978년 11월 남미 가이아나로 이주시킨 신도들에게 음독 자살을 강요해 918명에 달하는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자다. 신도 대부분이 유색 인종이었으며 270여명의 어린이들이 먼저 희생됐다.

국내외 팬들은 ‘#슈가_짐 존스_어떻게 생각해’라는 트위터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샘플링에 대한 슈가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3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4만 여개의 트윗이 작성됐다. 미국의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에는 ‘슈가는 사과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짐 존스라는 인물보다는 샘플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창작자의 메시지에 집중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근거 없는 비난과 악의적 평가를 지속하는 안티팬들의 행태를 함축하는 반어적인 의미로 짐 존스의 궤변이 인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슈가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어떻게 생각해?’가 포함된 <D-2>는 세계 양대 팝 차트 중 하나인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앨범 부문 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피셜 차트 측은 ‘영국 앨범 차트 ’톱 10에 사상 처음으로 진입한 한국 솔로 아티스트“라고 밝혔다. 궁중 행진음악인 대취타(大吹打)를 샘플링한 타이틀곡 ’대취타’도 오피셜 차트 싱글 부문에서 68위를 기록하며 ‘톱 100’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