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일탈은 빛나는 기록에 오점이 되고 말았다.

SBS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이하 ‘아카이브K’)’가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아카이브K’는 한국 대중음악사를 수놓은 인물들을 조명하는 다큐음악쇼다. 대중음악사를 정리하고 추억의 노래도 다시 들을 수 있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으나 최근 논란으로 과거의 빛나는 기록에 오점을 남긴 이들도 떠올라 씁쓸함을 느끼게도 한다.

지난 17일에 방송된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이하 ‘아카이브 K’)에서는 ‘90년대 나이트 DJ와 댄스 음악’을 조명하고 레전드 무대를 재현했다. 박미경, 신지, 주영훈, 김정남 등이 등장해 당시 댄스뮤직의 히트 공식, 그룹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들려줬다. 반면 90년대 댄스를 논하려면 빠질 수 없는 대표 3인방, 가수 유승준, 김건모, 작곡가 김창환이 언급되긴 했지만 그들의 존재감은 매우 미미하게 다뤄졌다. 현재의 논란들이 과거 빛나는 기록마저도 덮어버린 셈이다.

‘찾길 바래’ ‘가위’ ‘열정’ ‘나나나’ 등 90년대 무대를 종횡무진 날아다녔던 가수 유승준은 활동 중 돌연 미국행을 선택하며 병역을 기피해 그 후 입국이 제한됐다. 그는 90년대 톱가수보다는 ‘병역 기피 상징’ ‘유승준 방지법’으로 더 유명한 인사가 됐다. 최근 유승준은 돌연 유튜버로 변신해 자신을 비난하는 대중이나 정부 법안에 독설을 퍼부으며 분노와 반발심을 드러내 보는 이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김건모는 1995년 발매된 3집 ‘잘못된 만남’으로 국내 최단 기간과 최다 판매 앨범으로 한국 기네스북 기록을 차지했을 만큼 대중가요사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그 영광의 빛은 그가 2019년 한 주점 여성을 상대로한 성폭행 의혹으로 사그러들었다. 그는 무고를 주장했지만 경찰은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의 손을 들어줬고 김건모는 대중 앞에 머리를 숙였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신승훈, 김건모, 클론, 박미경을 탄생시킨 ‘90년대 히트메이커’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창환은 2000년대 들어서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서 101’의 ‘픽미(Pick Me)’를 작곡하고 새로운 아이돌 밴드도 제작하는 등 관록의 힘을 과시하는 듯 했으나 2019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고 말았다. 그는 소속사의 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이석철, 이승현 형제에 대한 폭행을 묵인·방조한 혐의로 지난 5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