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리던 전인지(28)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총상금 730만달러) 3라운드에서 선두를 뺏겼다.

전인지는 7일 영국 스코틀랜드 이스트로디언의 뮤어필드(파71·6728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0타를 쳤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전인지는 사흘 합계 9언더파 204타를 기록, 이날 무려 7타를 줄인 애슐리 부하이(남아공·14언더파 199타)에 5타 뒤진 공동 2위로 내려왔다.

올해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3승을 거둔 전인지는 내친김에 이번 대회까지 우승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을 노렸다.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는 현재 셰브론 챔피언십, US여자오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에비앙 챔피언십, AIG 여자오픈 등 5개가 열리며, 이 중 4개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으로 인정받는다. 전인지는 2015년 US오픈과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2라운드에서 AIG 위민스 오픈 통산 개인 한 라운드 최저타인 66타를 치며 단독 선두에 올랐던 전인지는 이날 2번홀(파4)과 5번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9번홀(파5)과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1·2라운드 각 26개에 불과했던 퍼트 수가 이날 33개로 늘어났다.

다행히 17번홀(파5)에서 3라운드 세 번째 버디를 낚아내며 4라운드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인지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관해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할 일에 집중하고, 그런 다음에 그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며 “1등과 타수 차이가 좀 나지만 현재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15년 이 대회 우승자인 박인비(34)는 사흘 합계 7언더파 206타로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에서도 공동 4위를 유지했다. 지난달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과 지난주 트러스트 골프 여자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연속 컷 탈락한 박인비는 이번 대회서 상위권 성적으로 설욕을 노린다.

박인비는 “AIG여자오픈은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3라운드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집중하기 힘들었다. 내일 날씨가 어떨지 모르지만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효주(27)와 박성현(29), 최혜진(23)이 사흘 합계 4언더파 209타로 공동 9위에 올랐고, 지은희(36)와 김아림(27)이 3언더파 210타 공동 15위로 뒤를 이었다.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언더파 64타를 친 부하이가 전인지를 제치고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 LPGA 데뷔 후 아직 우승이 없는 부하이는 이날 4번홀(파3)에서 7번홀(파3)까지 4연속 버디를 낚아내는 등 절정의 퍼트 감각을 선보이며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시부노 히나코(일본)가 3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여 사흘 합계 9언더파 204타로 전인지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고, 이날 이븐파에 그친 마들렌 삭스트룀(스웨덴)은 전날 2위에서 공동 4위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