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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람 울린 체육회···기자 울린 살인 물가

런던올림픽 결산 방담
2012 런던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평등을 강조하며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26개 전 종목에 출전해 의미가 깊었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아 옥에 티를 남겼다. 이번 올림픽을 현장에서 취재한 스포츠경향·경향신문 특별취재단이 한데 모여 런던올림픽의 안팎의 얘기를 짚어봤다. 이번 방담은 폐막식이 끝난 직후인 13일, 런던 시내에서 진행됐다.


12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2 런던올림픽 폐막식이 ‘영국음악의 향연’이란 주제로 열린 가운데 피날레를 장식할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2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2 런던올림픽 폐막식이 ‘영국음악의 향연’이란 주제로 열린 가운데 피날레를 장식할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류형렬 기자(이하 류) :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드러난 스포츠 외교 문제를 먼저 짚어보죠. 펜싱 판정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대한체육회가 보이는 무능력한 모습에 취재진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이정호 기자(이하 호) : ‘아는 것도 없고, 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고 해서 3무, 여기에 ‘의욕도 없다’는 것을 붙여 4무 체육회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류 : 베이징 올림픽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이용균 기자(이하 균): 사실 베이징올림픽 때는 사고가 없어 대한체육회가 능력을 보일 기회조차 없었죠. 이번에는 오심 올림픽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사건이 잦아지니 역량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호 : 펜싱의 신아람이 ‘1초 오심’으로 눈물을 흘릴 때도 대한체육회는 비난의 중심이었습니다. 우리 선수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재빠른 대처보다는 사건을 무마하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황민국 기자(이하 황) : 국제펜싱연맹의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특별상’, ‘공동 은메달’ 등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던 미봉책만 쏟아졌죠.

류: 공동 은메달은 누가 생각해도 안 되리라는 것을 알 텐데 추진했던 사고방식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이틀 전 대한체육회가 주최한 메달리스트의 밤에서는 오심 논란으로 대한펜싱협회와 잘잘못을 따지겠다는 입장을 밝혀 황당함을 자아냈습니다.

황 : 대한체육회에 마지막 명예 회복의 기회는 있습니다. 독도 세리머니로 동메달 박탈 위기에 처한 축구의 박종우 살리기죠. 대한체육회가 부디 능력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호 : 그러고 보면 런던올림픽은 참 눈물이 많은 대회였습니다.

균 : 선수들이 울면 기자들도 같이 울게 됩니다. 그동안 가까이 지켜봤으니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 수 없죠. 수영의 박태환이 울 때는 정말 짠했습니다. 주변의 기자들이 모두 눈물이 핑 돌더군요. 리듬체조 손연재의 눈물도 안쓰러웠죠. 기를 쓰고 훈련해야 탁월한 신체 조건을 가진 선수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니.

호 : 아직도 배구 이숙자의 눈물이 잊히지 않습니다. 마지막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었다고 눈물의 인터뷰를 할 때 기자들도 눈물 지었죠.

황 : 기쁨의 눈물도 있었습니다. 축구 한일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오재석이 펑펑 울었는데요. 첫 메달의 기적을 자신이 이뤘다는 것을 믿지 못하더군요.

류 : 선수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인 메달이 쏟아진 것은 흐뭇했죠.

균 : 첫 목표였던 ‘10-10’(금메달 10개-종합 10위)은 가볍게 통과했습니다. 내심 베이징올림픽의 금메달 13개를 넘어서는 듯 했지만 아쉽게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습니다.

호 : 이번 대회에서 빛을 발한 펜싱이 또 다른 금맥이 된다면 불가능은 아닐 겁니다.

렬 : 이번 대회를 취재하면서 영국의 살인적인 물가에도 질렸습니다.

균 : 전 세계 취재진이 모여드는 메인프레스센터(MPC)의 식당은 맛없는 밥으로 한 끼에 2만원씩을 받았죠. 덕분에 올림픽 기간 내내 점심은 햄버거였습니다.

호 : 보안을 이유로 모든 음료수 반입을 금지해 사실상 강매한 콜라도 빼놓을 수 없죠.

류 : 콜라 한 병에 4600원을 달라고 할 때는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이온음료는 5300원을 받으니 왜 영국 관중이 다들 정수기 앞에 길게 줄을 설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황 : 숙박비도 혀를 내두르는 수준이었습니다. 축구선수단을 따라다니면서 매번 급하게 호텔을 잡으니 하루에 최소 18만원을 지불해야 하더군요. 개최국 영국과 8강전, 일본과 3·4위전은 하루 방값만 아예 45만원을 부르고도 구하지 못해 난리였습니다.

균 : 교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잡은 것이 다행입니다. 영국에서 아침 식사로 꼬리곰탕, 장어덮밥을 먹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황 : 저도 런던에 잠시 올 때면 점심용으로 김밥 도시락을 싸 주시기에 놀랐습니다.

류 : 그 밥의 힘으로 이번 올림픽을 버텼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우리를 살려주신 런던 애플민박 김홍규, 방은성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