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프로야구에는 ‘강한 2번 타자’가 대세다.

통합 3연패를 이뤘던 삼성 류중일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타순이 2번이다. 어차피 타순은 한번 돌고 난 뒤에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8번부터 1번까지 출루해주면 2번에서 장타가 나왔을 때 큰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롯데 전준우(28)도 최근 2경기에서 ‘강한 2번 타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2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전준우는 2경기동안 맹타를 휘둘렀다. 22일 경기에서는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했고 23일에는 2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으로 연결됐다.

전준우는 24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아직 완전히 내 타격감이 올라온 것은 아니지만 오른쪽 하체에 힘이 고정되면서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8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3연전부터 조금씩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전준우는 “그때는 잡히더라도 타구가 잘 맞았다는 느낌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부담감도 덜었다. 지난해 전준우는 중심 타선에 배치됐고 4번 타자의 막중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올시즌 전준우는 주로 하위 타선에 배치됐다.

전준우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오른 발목의 뼛조각 수술을 받았다. 스프링캠프동안에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1차 캠프가 끝난 후 발톱이 파고드는 증상으로 수술을 받기 위해 귀국해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때문에 실전 감각이 늦게 올라와 시범 경기에서도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고 타순이 내려갔다. 타순은 중심에서 멀어졌지만 부담은 지난해보다는 줄어들었다.

여기에 4월 들어 꾸준히 경기를 나가다보니 감각이 오르고 있다. 전준우는 “경기를 계속 나가다보니 타격감이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2번 타순으로 2경기밖에 나가지 않았지만 전준우는 현재 타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전준우는 “톱타자로 나가면 초구를 칠 수 없고 출루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는데 2번 타순에서는 1번이 살아나가면 되니까 공격 범위가 많이 넓어진다. 2번 타순에 있는 것이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롯데 박흥식 타격코치도 전준우가 하체에 힘이 실린 것이 타격감이 도움이 된다고 봤다. 박 코치는 “전준우가 작년에는 상체만으로 휘둘렀는데 이제는 하체에 힘이 실리다보니 공을 칠 타이밍을 잘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