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승부를 내야하는 격전의 현장에서 각팀 사령탑이 잠시 머리를 식히는 ‘얘깃거리’라면 지난 추억에 관한 것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목동 넥센전이 열린 지난 2일에는 ‘별난 훈련’에 관한 옛날 이야기 한토막을 꺼냈다. 류 감독은 최근 타격훈련 가운데 스윙 스피드를 늘리는 데 효과적인 스펀지 공을 때리는 내용을 소개하던 중 그 옛날의 이색 타격훈련을 떠올렸다.
삼성 류중일 감독.
그 중 하나는 방망이로 공 대신 콩을 때리는 훈련이다.
타격코치로 오랜 시간을 보낸 김용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이 실제 선수들에게 시켰던 것으로 류 감독은 훈련의 취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타격이라는 게 ‘점’을 때리는 것이라고 하지 않나. 정확성으로 기르자는 것인데 실제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류 감독이 필요에 의해 직접 했던 것으로는 ‘병뚜껑 때리기’도 있었다고 한다.
류 감독이 선수 시절, 상대하기 가장 힘들어했던 잠수함 투수는 1980년대 후반 빙그레 선발진을 끌어가던 한희민이었다고 한다. 한희민이 던진 공은 원반이 감겨 들어오듯 변화가 많았다. 적응을 하려해도 어떤 공을 보며 익혀야할지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이에 병뚜껑을 옆으로 던지고, 그것을 때리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류 감독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해태에서 뛰며 잠수함 투수로 명성을 떨친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 그리고 1989년 태평양 신인왕 박정현 등 당대의 투수들의 공이 정말 까다로웠던 기억을 더듬으며 프로선수로 조금 민망하지만, 병뚜껑까지 동원한 사실을 잠시 끄집어냈다.
류 감독이 언급한 훈련 중 압권은 사람 머리 위 사과를 겨냥하는 ‘빌헬름텔의 화살’ 을 떠올리게 하는 잔혹 훈련이다. 류 감독이 오래 전, 학교 다니던 시절 얘기로 머리에 요쿠르트병을 올려놓고, 선배들이 그것을 타깃으로 스윙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상 체벌에 가까운 것으로, 지금 돌아보면 거의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상상 속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