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2위 팀인 삼성과 NC가 대구구장에서 같은 고민을 안고 만났다.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일 대구구장에서 “오늘은 라인업에서 4명이나 빠진다”라고 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제외된 선수는 구자욱, 박석민, 야마이코 나바로, 채태인이다. 엔트리에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모두 부상을 안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공에 왼쪽 발등을 맞았다. 당시 잠실구장 인근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계속 고통을 호소했다. 류 감독은 “구자욱이 MRI를 찍은 결과 단순 타박상이라고 나온거면 나아야 되는건데 본인이 계속 아프다고 한다”고 했다.

구자욱은 다시 한번 정밀검사를 받기로 했다. 류 감독은 “혹시나 싶어서 그런다”고 했다.

군제대 후 맹활약으로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구자욱은 104경기에서 362타수 123안타 9홈런 48타점 타율 3할 4푼을 기록 중이다.

박석민은 왼쪽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다. 나바로도 허벅지 통증을 계속 안고 경기에 뛰고 있었다. 채태인도 선발 출장할 컨디션이 아니다. 류 감독에 따르면 박석민과 나바로, 채태인은 모두 대타로 출전 가능하다. 하지만 주축 선수가 모두 빠지게 되니 류 감독의 마음도 편치 않다. 류 감독은 “길어지면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류 감독은 박해민(1루수)-김상수(유격수)-박한이(우익수)-최형우(좌익수)-이승엽(지명타자)-이지영(포수)-박찬도(중견수)-김정혁(3루수)-김재현(2루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짰다.

NC 김경문 감독도 류 감독과 같은 고민을 안았다.

전날 주전 외야수 김종호가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김종호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 2루 땅볼을 치고 1루로 슬라이딩하다 베이스에 왼쪽 새끼손가락이 눌려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다.

결국 김종호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신 김준완이 1군에 콜업됐다.

김 감독은 “김종호는 한 달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정도는 아니라더라. 모창민도 2013시즌 개막 때 비슷한 부상을 입었는데 손가락 다시 맞추고 일주일 후부터는 타격 연습이 가능했었다. 종호는 10일 빠져보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심 타자 이호준 역시 허리가 좋지 않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예정이었다. 외인 타자 에릭 테임즈도 컨디션이 떨어져있는데다 전날 경기에서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빠졌다. NC 역시 주전이 대거 빠진 상태에서 라인업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두 팀이 부상 선수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가운데 대구구장에는 비가 내렸다. 이날 경기는 비로 취소됐고 삼성과 NC 모두 고민을 조금 덜 수 있게 됐다. 양 팀은 21일 선발 투수로 윤성환(삼성)-에릭 해커(NC)를 그대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