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영화의 승리다. 영화 <덕구>(감독 방수인)가 손익분기점인 30만 관객을 돌파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덕구>는 24일 누적관객수 30만372명을 기록했다. 순제작비 5억원이란 적은 예산에도 기적 같은 흥행을 이끌어낸 셈이다.

그 중심엔 주연을 맡은 이순재가 있다. <덕구> 시나리오에 반해 노개런티로 출연한 그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전달된 결과다.

제작진은 이를 기념, 이순재 사전에 없는 세가지를 공개했다.

■이순재 사전엔 ‘NG’란 없다

이순재는 NG를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84살의 나이, 연기경력 62년동안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대사 커닝을 하지 않았다고.

<덕구>에서도 그의 연기에 대한 완벽주의는 고스란히 묻어났다. 시나리오를 손에서 놓지 않고 끊임없이 대사를 외우는 것은 그에게 당연한 일이다. 함께 촬영한 덕구 역의 정지훈도 그 모습을 보고 끊임없이 연습했단다.

방수인 감독은 “이순재의 NG는 함께 촬영하는 아이들의 연기 때문이거나 카메라 포커스가 나갈 때가 대다수다. 그만큼 빈틈없이 준비해온다”고 인정했다.

■이순재 사전엔 ‘힘들다’는 없다

한국에서 겨울 촬영과 습도 높은 더위와 싸워야했던 인도네시아 촬영에서도 이순재는 단 한 번도 힘들다고 말한 적인 없다는 전언이다. 스태프들도 추위, 더위와 싸우는 그의 건강을 염려했지만, 이순재는 끄떡없이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정여사 역의 성병숙은 “이순재가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현장의 기준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사람들에 대한 배려에 있다”고 말했다.

■이순재 사전엔 ‘적당히’란 없다

이순재는 적당히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불호령을 내리기도 하고, 연기에 모든 걸 건 배우들에겐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기도 한다. 감독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늘 따뜻한 영화에 목말랐던 이순재는 <덕구>가 연출데뷔작이기도 한 방 감독에게 ‘영상은 마음의 눈이다. 사물을 따뜻한 눈으로 보는 명감독이 되도록’이란 글을 써서 선물했다.

방 감독은 “이순재는 완벽주의자지만 사람에 대한 따스한 배려를 잃지 않은 사람이다. 자신을 다잡는 말로 신인 감독을 향한 격려 메시지를 남겨준 것 같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덕구>는 전국 극장가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