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박근혜 정권 당시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에 대한 ‘뒷돈’ 혐의로 구속된 롯데가(家)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3번째 보석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신 이사장이 건강상 문제 등을 들어 연이어 청구한 보석을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신 이사장은 롯데백화점·면세점 사업 관련 혐의로 2016년 기소돼 재판을 받아오다 1심에선 징역 3년에 추징금 14억4000여만원을 선고 받았으나 이후 2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2심에서 무죄로 인정한 일부 혐의도 ‘유죄’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신 이사장은 구속 상태로 파기환송심 절차를 밟고 있다. 재판부는 신 이사장의 파기환송심 구속 기간이 25일 만료되는 만큼 경영비리 사건으로 구속영장을 재차 발부할지도 검토 중인 상태다.

한편 구속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달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지만 승인 여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 관련 뇌물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신 회장은 경영권 방어와 시급한 사업 현안 해결을 위해 지난달 12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 참석해 자신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안한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안건 통과를 저지, 롯데그룹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법원이 주총 당일까지 보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에게 신 회장의 친필 서신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가까스로 한일 롯데 경영권을 방어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구속된 그룹 총수가 보석을 요청하면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구속 기간이 길면 길수록 롯데그룹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칠 여럿 부분에서 ‘눈치 보석’ 청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