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투어가 열린 6일 강릉선수촌. 오후 4시가 됐을 때 선수들이 훈련하는 피트니스 센터로 낯익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DPR Korea’가 적힌 옷을 입은 북한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었다. 한춘경, 박일철, 리영금 등 선수 3명과 코치 한 명이 피트니스 센터로 들어섰다.

훈련을 위해 피트니스 센터를 찾은 북한 선수들은 매트를 펴고 몸을 풀려는 듯 했지만, 몰려든 취재진이 부담스러웠는지 이내 매트를 접고는 겉옷을 벗고 러닝머신 위로 올라갔다.

러닝머신 위로 올라간 북한 선수들은 50분을 구슬땀을 흘리며 뛰기만 했다. 취재진이 몰려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며 묵묵히 뛰었다. 이윽고 50분이 지났을 무렵 선수들은 차례대로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피트니스 센터에 비치된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며 거친 숨을 헐떡였다. 리영금에게 취재진이 지나가는 말로 ‘힘들지 않냐’라고 묻자, 그는 “일 없습니다”라고 말하고는 그냥 빠져나갔다. 코치에게 ‘다음 훈련이 또 있나’라고 묻자 “이제 또 해야 한다”며 오후 훈련이 있음을 밝히고는 “미안합니다.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가야 합니다”라고 답변을 피했다.

잠시 숨을 돌린 선수들은 곧장 매트 위에 쌓아둔 겉옷을 집어들고는 피트니스 센터를 빠져나갔고 그 뒤를 취재진이 바짝 뒤쫓았다. 한춘경에게 ‘훈련했는데 좀 어떤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훈련하고 나니 몸이 거뜬해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리영금은 “바람이 생각했던 것 보다 센 것 같다”며 강추위에 몸서리를 쳤고,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힘껏 하는 것”이라고만 말했다.

숙소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졌으나 북한 선수들은 묵묵부답이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리영금과 한춘경은 취재진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는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