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보드를 연습하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도 스카이 브라운(13·영국)은 두려움 없이 다시 스케이트보드를 탔다. 영국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브라운이 자국의 역대 최연소 하계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고 가디언이 5일 보도했다.

브라운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여자 파크 결선에서 56.47점을 받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브라운은 들뜬 표정으로 “정말 신난다. 믿을 수 없다.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브라운은 지난해 훈련 도중 경사로를 달리다가 넘어져 두개골 다발성 골절, 폐 파열, 왼팔 골절 부상을 입었다. 브라운의 부모는 딸이 스케이트보드를 그만두기를 바랐다. 하지만 브라운은 겁 없는 10대였다. 그는 “꽤 큰 사고였다. 부모님이 많이 힘들어하셨다”며 “하지만 난 내가 여기로 다시 돌아올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돌아와서 동메달을 따다니 멋지다. 그 사고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이번 도쿄 대회에서도 ‘킥플립 인디’라는 기술을 시도하다가 넘어졌다. 하지만 세 번째 시도에서 성공했고, 이때 받은 점수가 그를 3위로 밀어올렸다. 브라운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실 순위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내 기술을 제대로 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영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브라운은 1년의 절반 정도를 일본에서 지내기 때문에 일본 선수들과도 친하다. 이날 금메달을 딴 요소즈미 사쿠라(19), 은메달의 히라키 코코나(13·이상 일본)와 모두 잘 아는 사이다. 브라운은 “우리 셋이 여기 있다니, 미쳤다”며 “요소즈미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고 히라키도 좋은 친구다. 같이 메달 시상대에 오르니까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브라운의 다음 목표는 엉뚱하게도 2024 파리 올림픽 서핑에 출전하는 것이다. 대회가 끝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 “서핑을 아주 많이 하고 친구들과 파티도 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세웠다. 가디언은 “브라운의 아버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딸이 원한다면 서핑을 허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브라운은 스포츠에 열중하는 자신의 모습이 또래 소녀들의 본보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브라운은 “내가 소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가 너무 어려서 누군가의 역할모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자기 자신을 믿는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나는 내 자신을 믿었고 지금 여기(올림픽)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