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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감독’ 이승엽의 관전포인트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 두산 베어스 제공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과 ‘감독’ 이승엽의 조합은 그 자체로 파격이다. 삼성 출신 레전드의 감독 변신이라는 화제성을 넘어 어떤 시너지를 가져올지 기대도, 우려도 크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14일 제11대 감독으로 이승엽 KBO 총재특보를 선임했다. 이 신임 감독을 두산의 부활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올해 9위까지 추락하며 가을야구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가장 먼저 ‘3년 18억’(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이라는 계약 조건이 눈에 띈다. 처음 사령탑을 맡은 감독 가운데 최고 대우다. 두산이 이 감독에게 거액을 약속한 건 단지 이름값 때문만은 아니다. 성과를 향한 기대가 깔려 있다. 지도자 경험이 없는 초보 감독에게 일종의 모험을 건 셈이다.

이 감독에겐 당장 다음 시즌부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끄는 동시에 성적도 내야하는 과제가 떨어졌다. 최근까지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은퇴 선수들이 주축이 된 ‘최강 몬스터즈’ 사령탑을 맡았지만 방송과 프로의 세계는 엄연히 다르다. 그렇기에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지 5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감독 이승엽’을 향한 시선은 다소 복잡하다.

홈런왕 출신인 이 감독이 천명한 ‘세밀한 야구’도 주목할 만하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나 역시 (현역 시절) 홈런을 많이 쳤지만 세밀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에서 선수로 뛰면서 얻은 경험에다 KBO 기술위원과 해설자로서 보고 배운 점을 더해 선수단을 하나로 모으는 게 그의 목표다. 겨울 동안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운 ‘이승엽표 두산’의 발판을 다질 계획이다.

선배인 김한수 전 삼성 감독이 수석코치로 이승엽 사단에 합류했다. 2018년 두산 강타선을 구축한 일본 출신 고토 고지 타격 코치도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이 코치 경험 없이 곧장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의 약점을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취임 선물을 받느냐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두산은 2015년 김태형 감독 선임 당시 리그 정상급 좌완 장원준을 FA로 영입해 힘을 실어줬다. 왕조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두산에 외부 FA 영입은 없었다. 올해도 이승엽 감독에 걸맞은 전력을 갖추기 위해 FA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올 겨울 내부 FA는 포수 박세혁 정도이고 NC 양의지, KIA 박동원 등 포수 자원들이 대거 시장에 나온다. 여유가 되면 포수 이외의 다른 포지션으로도 눈을 돌릴 수 있다.

이 감독은 18일 새로운 터전인 잠실구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행보에 나선다.

한편 이승엽 감독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15년 동안 감사했습니다. 태어나고 자라고 행복과 슬픔을 함께해 온 고향을 떠나게 됐다. 프로선수 생활 23년간 받은 수없이 많은 격려와 응원 박수는 잊지 못할 것”이라며 친정 삼성 팬들에 대한 인사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