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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는 좌완이 만만해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1회 선두타자로 나가 안타를 치고 있다. 다저스타디움이 가득찬 가운데(왼쪽 위), 중견수로서도 펜스에 부딪히고 호송구를 하는 등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가운데). 로스앤젤레스 | AFP·AP연합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1회 선두타자로 나가 안타를 치고 있다. 다저스타디움이 가득찬 가운데(왼쪽 위), 중견수로서도 펜스에 부딪히고 호송구를 하는 등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가운데). 로스앤젤레스 | AFP·AP연합

다저스전 5타수 2안타+5G 연속 출루
좌완 선발 첫 상대로 ‘두번째 멀티히트’
마수걸이 홈런 등 좌완 상대 ‘타율 6할’

“모든 방향 안타…환상적” 감독 극찬
한인팬 많은 LA, 수비중 응원듣기도
“오타니는 동경의 대상” 겸손함까지…

‘바람의 손자’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돌풍을 몰고 다닌다. 마치 북상하는 ‘태풍’처럼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가 샌디에이고에 이어 로스앤젤레스에 가서도 무섭게 몰아쳤다.

이정후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원정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 3월29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첫 안타와 타점까지 기록한 뒤 이튿날 2안타로 멀티 안타를 기록하고 31일에는 첫 홈런까지 신고했던 이정후는 샌디에이고와 4연전 마지막이었던 1일에는 2타수 무안타, 그러나 볼넷 3개를 골라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에서 LA로 옮겨 다저스와 격돌한 첫날 다시 2안타를 터뜨리며 개막 이후 5경기 연속 출루했다. 시즌 극초반이지만 타율은 0.316(19타수 6안타)다.

특히 왼손타자로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약간의 우려를 샀던 좌완 대처에 있어서도 이정후는 문제 없이 출발하고 있다. 이날 2안타는 다저스 좌완 선발 제임스 팩스턴으로부터 쳐냈다. 1회 바깥쪽 속구를 밀어 좌전 안타를 때린 뒤 5회 무사 1루에서도 바깥쪽 높은 직구를 중전안타로 만들었다.

팩스턴은 이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샌프란시스코 타선에 허용한 4안타 중 2안타를 이정후에게 맞았다. 이정후가 지난 3월31일 때린 첫 홈런 역시 샌디에이고의 좌완 사이드암 톰 코스그로브를 상대로 뽑았다. 현재 이정후의 좌완 상대 타율은 0.600(5타수 3안타)이다.

이정후는 중견수 수비에서도 ‘허슬 플레이’를 이어갔다. 이정후는 1회말 무키 베츠의 좌중간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몸을 날렸고 펜스에 그대로 부딪혔다. 공을 잡지 못했지만 온몸을 날린 허슬 플레이였다. 7회말 프레디 프리먼의 타구는 2루타로 기록됐지만 중견수 이정후의 호송구에 하마터면 2루에서 아웃될 뻔했다.

사령탑은 벌써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날 경기를 3-8로 져 2연패를 당했음에도 이정후에 대한 평가에서는 “환상적(fantastic)”이라고 표현했다. 멜빈 감독은 “시범경기에서부터 처음 보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쳤고, 특히 어느 방향으로든 안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경기 뒤 “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들이기 때문에 항상 타석에서는 좋은 카운트에서 빨리 대처하려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타구 속도에 항상 신경 썼는데 여기서는 공이 더 빠르다 보니 중심에 맞으면 더 빨리 날아가는 것 같다”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인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상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 다저스의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첫 만남도 이날 거쳤다. 다저스 2번 타자인 오타니는 이날 2루타를 때려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이미 메이저리그 역사에 획을 그은 선수고 나는 이제 시작하는 선수다. 오타니를 볼 때마다 나 역시 동경의 대상을 보는 기분으로 경기하고 있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라이벌 문화도 경험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전통적인 최대 라이벌이다. 이날 경기 내내 홈 팀 다저스 팬들은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이 모습이 낯설었던 이정후는 “LG와 두산이 라이벌이라고 해도 서로 아유는 안 하는데 좀 놀랐다.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원래 한다’고 해서 그렇구나 했다. 여기 와서 라이벌 경기도 해 봐 재미있었다. 잘 적응하겠다”고 말했다.

다저스의 홈, LA는 가장 큰 한국 교민 사회가 형성돼 있는 곳이다. 샌프란시스코를 향한 야유 속에서도 “이정후 파이팅”을 외치는 한국 팬들의 응원을 들은 이정후는 “타석에서는 잘 안 들렸는데 수비 나가서는 많이 들려 정말 감사했다.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도록 내일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