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 스포츠 > 축구

[김세훈의 스포츠IN]경질돼도 이상할 게 없는 벨, 사실상 ‘복붙’ 명단 내놓고 “젊은피 찾겠다?”

한국여자축구대표팀 콜린 벨 감독. 대한축구협회

한국여자축구대표팀 콜린 벨 감독. 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지난 1일 소집됐다. 당초 발표된 명단을 기준으로 보면, 30세 이상이 11명이다. 그들의 평균 나이는 33.27세다. 최근 세 차례 연속으로 대표팀에 뽑힌 17명은 평균 28.47세다. 지난 2월 체코, 포르투갈과 평가전에 선발로 뛴 11명 평균 나이는 각각 30.24세, 30.56세로 결코 젊지 않다. 세대교체를 하겠다는 말을 믿어도 될까.

필리핀전 대비 여자축구대표팀 소집 명단(당초 발탁 기준)

필리핀전 대비 여자축구대표팀 소집 명단(당초 발탁 기준)

여자대표팀이 지난 1일 경기도 이천에서 소집됐다. 오는 5,8일 필리핀과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둔 훈련이다. 당초 발탁된 선수는 23명이었다(부상으로 2명이 빠지고 대신 3명이 대체 발탁됐다). 평균 나이가 27.65세다. 미래를 준비하는 팀이라고 보기에는 나이가 많다. 김정미(40·현대제철), 조소현(36·버밍엄), 심서연(35·수원FC), 김혜리(34·현대제철) 등 주전들 나이가 많다. 당초 소집멤버에 들어갔다가 빠진 이민아(현대제철)도 33세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2월 포르투갈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공식 대회가 아닌 평가전이었다. 한국은 체코를 2-1로 꺾었지만, 포르투갈에 1-5로 대패했다. 두 경기 모두 한국 베스트 11 평균 연령은 30세를 넘겼다.

콜린 벨 감독이 지난해 보여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경질돼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 한국은 역대 최고 성적인 16강 이상을 노린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예상밖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1무2패)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8강에서 미끄러졌다.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에서 4강에 들지 못해 올림픽 출전권도 따지 못했다. 세대교체가 절실했고 그건 체코, 포르투갈전부터 이뤄졌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소집된 명단을 봐도 부분적으로는 젊은 선수들이 포함됐지만 주축 멤버는 지난해와 똑같다.

앞으로 2년은 한국에 너무 중요한 시간이다. 한국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그 대회를 통해 본선 진출 여부가 가려지는 2027 여자 월드컵 출전에 도전한다. 주축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노장들이 적잖은 현재 멤버로 과연 2년 후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벨 감독은 “앞으로 2년은 중요한 시기”라며 “새 선수를 계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한국도 다른 나라처럼 더 빠른 템포로 축구해야 하고, 젊은 선수들이 국내리그에서 더 많은 경험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런데 대표팀은 여전히 베테랑 중심으로 꾸려지고 운영된다. 벨 감독의 발언과 행동이 같다고 보기 힘들다.

지난 2월 유럽 원정 평가전도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치러지기를 바랐다. 그런데 30대 베테랑들이 또다시 주를 이뤘다. 이번 두 차례 필리핀전도 평가전이다. 승리보다는 미래에 중점을 두고 치러야 함은 물론이다.

두 차례 필리전 모두 과거처럼 노장을 중심으로 선발 멤버를 꾸릴 수도 있다. 1차전은 노장 중심, 2차전은 젊은피 중심으로, 혹은 그 반대로 나눌 수도 있다. 물론 두 차례 모두 젊은 선수, 신예 선수를 선발로 내세울 수도 있다.

벨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까. 아무리 멋진 말도 행동이 따라야 믿을 수 있는 법이다. 말은 때로는 진실을 감추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행동은 늘 진실만을 향한다.

명단을 사실상 ‘복붙’한 대표팀으로, 컨트롤 C와 컨트롤 V로 꾸린 선발 멤버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