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 스포츠 > 종합스포츠

질 생각이 없다…통합 5연패 생각뿐

통합 4연패 대한항공, 한번 더 쉽지않은 도전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들이 지난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승리하고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성공한 뒤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 위는 챔프전 MVP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는 정지석. 안산 | 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들이 지난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승리하고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성공한 뒤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 위는 챔프전 MVP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는 정지석. 안산 | 연합뉴스

주전 부상·외인 교체 악재속 분전
“1등 아니면 실패란 인식 큰 압박감”
챔프전 MVP 정지석 고충 토로
해결사 임동혁 입대에 주축 노쇠
다음 시즌 전력 하향 대기록 변수

2023~2024시즌 남자배구는 지난 2일 대한항공이 4시즌 연속 통합우승으로 축포를 터트리면서 끝났다. 그러나 전인미답의 통합 4연패를 달성하는 과정은 앞선 세 시즌 보다 더 가시밭길이었다.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도 두 차례나 교체하는 등 전력에 부침이 컸다. 심리적 ‘적’도 있었다. 여기에 ‘우승을 해야 본전’이라는 우승을 당연시하는 팀 안팎의 높아진 기대감도 선수들에겐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정지석은 “다른 팀이라면 정규리그 2등도 좋은 성적일 수 있는데, (이미 통합 3연패를 이룬)우리는 2등을 해도 실패했다는 얘기를 듣는 상황이었다. 우승을 해야만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니 스트레스가 컸다”고 털어놨다. 오프시즌 대표팀에서 당한 허리 부상과 늦은 복귀, 경기력 저하 등이 겹쳤던 정지석은 “가장 힘들었던 시즌”이라고 돌아봤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을 사실상 놓친 상황에서 선두 우리카드가 자력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마지막 2경기를 모두 지면서 힘겹게 4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챔피언결정전 직행으로 사기가 오른 대한항공은 다시 정상에 입맞춤했다.

프로 7년차 임동혁도 “내가 치른 V리그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많았던 시즌”이라며 “우리 경기가 끝나도, 다른 팀 결과를 챙겨 봤고, 쉬는 날에도 경기를 보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통합 5연패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또 대한항공은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선수, 곽승석 등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 토종 해결사인 임동혁이 군 입대하는 등의 큰 전력 변수까지 안고 있다.

그렇지만 힘들었던 시즌을 통합우승으로 마무리한 만큼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는 다음 시즌에도 경기를 질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며 “이번 시즌 거의 20명의 선수들이 득점을 올릴 만큼 선수들이 고르게 잘해줬다. 이번 우승은 선수층으로 만든 결과”라는 만족감과 함께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크고 작은 부상이 많은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한 게 수확”이라며 세대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정지석, 링컨 윌리엄스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프로 3년차 아웃사이드히터 정한용과 이준, 미들블로커 김민재 등의 성장세는 또 다른 새 역사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임동혁은 “힘든 시즌을 보낸 다른 팀들도 있겠지만, 우리만큼 힘들었던 팀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우리 우승이 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팀을 꾸려 전력 공백을 메웠다. 우리 힘으로 우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석은 특유의 엉뚱한 발언으로 “한 번쯤 (우승이)끊겨야 (마음이)편할 텐데”라면서도 “(통합 5연패를 위해서는)동기부여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걸 찾는 게 가장 큰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5연패’는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매우 드문 기록이다. 삼성화재는 2007~2008시즌부터 7시즌 연속 우승했지만 통합우승은 2011~2012시즌부터 3시즌 연속이 전부였다. 프로야구에서는 해태 타이거즈가 1986년부터 4년 연속 우승했지만 통합우승은 3연속(1986~1989)이었고, 삼성 라이온즈가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우승한 게 최다기록이다.

남자프로농구 최다 연속 우승은 울산 모비스가 2012~2013시즌부터 기록한 3연속 우승이지만 통합 3연패는 아니었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2012~2013시즌부터 통합 6연패에 성공한 바 있다.

질 생각이 없다…통합 5연패 생각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