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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100승 도전 알았지만 내게도 갚을 빚이 있었다” 오늘도 8이닝, 개인 최다 11K 완벽투 KT 벤자민

KT 웨스 벤자민이 24일 수원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KT 웨스 벤자민이 24일 수원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타이인 11삼진을 뽑아내며 24일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지난달 31일 3이닝 11실점으로 난타를 당한 한화가 상대라 더 의미 있는 승리였다. 24일 만에 완벽한 설욕에 성공한 셈.

벤자민은 이날 수원 한화전 선발로 나서 8이닝 2피안타(1홈런)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1회 첫 이닝 요나단 페라자에게 선제 1점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단 한 차례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지난 한화전 워낙 난타를 당한 탓에 벤자민도 남다른 각오로 이날 마운드 위에 올랐다. 벤자민은 “다시 한화를 만나기 전에 많이 노력 했고, 계획도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회부터 홈런을 맞으면서 지난 등판 때 악몽이 되살아 날 법도 했지만 벤자민과 KT 포수 장성우는 기민하게 대처했다. 벤자민은 “직구 위주로 초반에 들어갔는데 한화 타자들의 타이밍이 정확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게임 플랜을 빠르게 바꿔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장)성우 형이 그걸 또 빠르게 캐치했줬다. 그게 잘 먹혀 들었다”고 말했다. 벤자민은 “성우 형이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너무 잘해줬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 포수로 나선 장성우는 4타수 3안타를 때렸다.

이강철 KT  감독이 24일 한화전 승리 후 웨스 벤자민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철 KT 감독이 24일 한화전 승리 후 웨스 벤자민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전 이후 벤자민은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이날까지 4월 4차례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성적을 냈다. 직전 경기인 지난 18일 키움전에도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 경기 연속 8이닝을 홀로 책임진 셈이다. 벤자민은 “키움전과 비교해도 오늘 경기가 좀 더 자랑스럽다. 복수할 게 있었는데 성공했다”고 웃었다.

최근 호투 비결로는 “팔 각도를 높인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벤자민은 올봄 전지훈련 때 팔 각도를 내렸다고 말했다. 팔 각도를 내렸더니 구속이 올랐고, 목에 가는 부담도 덜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즌 첫 등판인 두산전 때 5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고, 두번째 등판인 한화전때 난타를 당하면서 다시 예년처럼 팔 각도를 올렸다. 벤자민은 “나는 수직 무브먼트가 중요한 투수”라며 “팔 각도를 높였더니 다시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졌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상대 선발 류현진의 100승 도전에 특히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벤자민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그는 “류현진 선수의 100승이 걸린 경기란 걸 알고 있었고, 많은 팬들이 올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면서 “많은 팬들이 류현진 선수의 승리를 기원한 것도 알고 있었지만, 내게도 갚아야 할 빚이 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류현진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도 잊지 않았다. 벤자민은 “류현진 선수가 너무나 훌륭한 선수란 걸 잘 알고 있다.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정말 잘했던 선수란 것도 잘 안다”면서 “그래도 리그가 다르다 보니 지금은 적응을 하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 나도 몇 년 전(2022년) 한국에 왔을 때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KT 웨스 벤자민이 24일 수원 한화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KT 웨스 벤자민이 24일 수원 한화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