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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훈이’로 전락한 허훈 “벌써 전쟁인가요?”

KT 허훈(왼쪽)과 KCC 허웅 형제가 25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웃고 있다. KBL 제공

KT 허훈(왼쪽)과 KCC 허웅 형제가 25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웃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수원 KT 허훈(29)은 하루 아침에 나쁜 동생이 됐다.

25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을 다투는 상대인 부산 KCC 전창진 감독(61)과 허웅(31)의 농담에서 나온 이야기다.

전 감독이 KBL 챔피언결정전 최초의 ‘형제 대결’을 앞두고 허웅의 변화를 촉구한 것이 시작이었다. 전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두 형제한테 밥을 사줄 일이 있었는데, 웅이는 저렴한 불고기를 먹고 훈이는 비싼 등심을 먹더라”면서 “착한 웅이는 못된 훈이한테 늘 양보해 속상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선 동생이란 사실을 잊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황한 허훈은 “모함이다. 내가 등심을 먹은 것도, 형이 불고기를 먹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알고보면 형이 감독님이 오시기 전에 자리를 파하고 싶다는 생각에 빨리 나오는 불고기를 주문한 것”이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형을 바라봤다.

그러나 착한 웅이도 이번에는 동생을 외면했다. 허웅은 “훈이의 거짓말”이라며 “난 감독님 생각해 불고기를 시켰는데, 훈이는 ‘이런 기회가 없다’며 등심 5인분을 주문하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면 훈이랑 밥 먹을 때 계산은 항상 내가 한다”고 강조했다. 허훈은 “벌써 (챔피언결정전이 시작해) 전쟁이다. 날 견제하시는 것 같다. 어쩌다 나쁜 동생이 됐지만 (원래) 난 착하다”고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못된 훈이 사건과는 별개도 두 형제는 3개월째 한지붕에서 지낼 정도로 친분이 돈독하다. KCC의 한 관계자는 “허웅의 용인 집에 허훈이 들어와서 동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허웅은 “우리 집에서 (KT 연고지인) 수원까지 차로 10여분 밖에 안 걸린다. 밥도 내가 사는데, 훈이는 평소에 지갑 자체를 안 들고 온다. 오늘 저녁은 지갑을 갖고 왔으면 한다”고 웃었다. 허훈은 “원래 밥은 어디를 가도 선배가 사는 것 아닌가. 나도 후배를 만나면 내가 산다. 우승하면 내가 사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