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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 트래킹이 말한다, MLB 최고의 타자는 누구인가


뉴욕양키스 후안 소토. 게티이미지

뉴욕양키스 후안 소토. 게티이미지


베이스볼서번트가 지난 13일(한국시간) 공개한 ‘배트 트래킹(bat-tracking)’ 데이터는 ‘최고의 타자’를 가려내는 또다른 지표가 될 만하다. 2015년 스탯캐스트 등장으로 타구 속도, 발사각 등 ‘타구의 질’이 메이저리그(MLB)에서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다면, 이제는 타구 이전에 ‘스윙의 질’ 자체를 분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배트 스피드 압도적 1위, 스탠튼

배트 트래킹 데이터에서 눈에 띄는 건 우선 배트 스피드다. 대체로 빠르고 강한 스윙이 빠르고 강한 타구를 만든다. 스탯캐스트가 등장한 2015년 타구속도 시속 187.2㎞ 이상 타구만 9차례(스탠튼 외 3명, 각각 1차례씩 기록) 생산한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양키스)이 ‘배트 스피드의 왕’으로 확인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스탠튼의 평균 스윙 속도는 약 130㎞, 2위인 오닐 크루즈(피츠버그)에 비해 5㎞ 가량 빠르다. 스탠튼은 빠르면서도 가장 큰 스윙을 한다. 스윙 길이가 약 2.56m로 리그 평균 2.22m와 차이가 크다.

그러나 스윙이 빠르고 크다고 최고의 타자가 되는 건 당연히 아니다. 스탠튼의 올시즌 성적은 타율 0.250에 OPS 0.797, 100을 평균으로 하는 OPS+ 또한 123에 그치고 있다.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은 아니다. OPS 1.102를 기록하며 최고의 성적을 기록 중인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와 타율 0.185로 ‘최악의 타자’로 전락한 하비에르 바에스(디트로이트)가 배트 스피드만 따지면 똑같은 120.6㎞이다.

짧은 스윙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샌디에이고 김하성의 팀동료 루이스 아라에스와 클리블랜드 외야수 스티븐 콴이다. 콴의 배트 스피드는 102.7㎞, 아라에스는 그보다 더 느린 99.8㎞이다. 스윙의 길이도 콴이 1.95m, 아라에스는 1.80m에 불과하다. 리그에서 가장 느리고 짧은 스윙을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공을 정확하게 맞히는 능력이 탁월하다.


뉴욕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 게티이미지

뉴욕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 게티이미지



정확도로 승부하는 아라에스

베이스볼서번트는 배트 트래킹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타격 정확도를 산출하기 위해 ‘스퀘어 업(Squared-Up)’이라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했다. 투수의 구속과 타자의 배트 스피드에 따라 산술적으로 가능한 최대한의 타구 속도를 구하고, 실제 타구 속도가 얼마나 나왔는지를 비교한다. 예를 들어 아라에스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상대 투수 카밀로 도발의 142.6㎞ 공을 시속 106.2㎞ 스윙으로 받아쳤다. 이때 산술적으로 가능한 최대 타구 속도는 160.2㎞, 실제 타구 속도는 156.8㎞였다. 워낙에 공을 제대로 맞혔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가능한 최대 타구 속도와 근접한 타구가 나왔다.

베이스볼서번트는 산술적으로 가능한 최대 타구 속도의 80% 이상을 기록한 타구를 ‘스퀘어 업’ 타구로 구분한다. 스위트 스폿에 제대로 맞혀야 80% 이상의 속도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라에스의 ‘스퀘어 업’ 비율은 47.4%다. 때려낸 공의 절반 가까이가 스위트 스폿에 맞았다는 뜻이다. 통계적으로 스위트 스폿으로 제대로 때려낸 타구는 타율 0.372, 장타율 0.659를 기록한다. 아라에스가 짧고 느린 스윙으로도 올시즌 타율 0.306으로 버틸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샌디에이고 루이스 아라에스. 게티이미지

샌디에이고 루이스 아라에스. 게티이미지



최고는 누구냐···소토? 콘트레라스?

그렇다면 스탠튼의 배트 스피드에 아라에스의 정확도가 결합한 최고의 타자는 누구일까. ESPN은 뉴욕양키스 외야수 후안 소토를 최고의 타자 중 1명으로 지목했다. 소토의 평균 배트 스피드는 121.8㎞로 리그 전체에서 10번째로 빠르다. 동시에 ‘스퀘어 업’ 비율 역시 44.8%로 규정타석 기준 전체 4위다. 성적이 잘 나올 수밖에 없다. 소토는 올 시즌 현재 타율 0.301에 OPS 0.917, 9홈런 34타점을 기록 중이다.

베이스볼서번트는 빠른 배트 스피드와 정확한 타격을 결합한 지표 또한 개발해 ‘블래스트(Blast)’라고 명명했다. 이름 그대로 폭발적인 타구를 얼마나 만들어내는가를 따지는 지표다. 배트 스피드(마일 기준)와 ‘스퀘어 업’ 결과의 평균이 82이상일 때 블래스트 타구로 규정한다.

앞서 예로 든 아라에스 타구의 경우 스퀘어 업 결과가 98(%), 배트 스피드는 마일 기준 66.4였다. 그 평균값은 82.2로 블래스트 타구에 속한다. 스퀘어 업 결과는 98로 대단히 높지만, 배트 스피드 자체가 느린 탓에 간신히 기준을 넘었다.

소토는 올 시즌 블래스트 타구를 56차례 만들었다. 오타니의 55회, 팀 동료 애런 저지의 52회보다 더 많은 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렇다면 소토보다도 더 많은 블래스트 타구를 때려낸 타자는 누구일까.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밀워키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다. 63차례의 블래스트 타구를 때려냈다. 전체 타구 대비 블래스트 타구의 비율 또한 32.5%로 리그 1위다. 2위인 오타니의 28.6%와 비교해도 아치가 상당하고, 리그 평균인 13.7%의 2배가 넘는다. 애틀랜타 소속이던 2022시즌 OPS 0.860으로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던 콘트레라스는 밀워키 이적 2년 차인 올 시즌 현재 타율 0.353에 OPS 0.973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제대로 터뜨렸다.


밀워키 윌리엄 콘트레라스. 게티이미지

밀워키 윌리엄 콘트레라스.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