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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이쯤되면 ‘천재 포수’

“자기가 타석에 있다고 생각

치기 어려운 공으로 사인 내”

호흡 맞춘 손동현 엄지척

KT 포수 강백호(오른쪽)가 마운드에 올라 손동현과 이야기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 포수 강백호(오른쪽)가 마운드에 올라 손동현과 이야기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천재 타자’로 불리는 포수의 사인은 투수에게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KT 손동현은 지난 19일 LG와의 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에 이바지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백호 형은 포수로 앉아서 그냥 사인을 주는 게 아니라 정말 자기가 타석에 있다고 생각하고 사인을 내는 게 우리 투수들에게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백호 형이 ‘너 던지고 싶은 대로 던져’라고 하고, 서로 말도 많이 하면서 호흡을 맞춘다”라며 포수 강백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강백호는 주전 선수들의 이탈로 선수층이 약해진 KT의 공수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포수로 출전할 때 사인은 모두 본인이 낸다”며 “타자 입장에서 치기 어려운 공들을 생각해서 사인을 내니까 투수들도 강백호의 리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투타 겸업으로 유명했던 고교 시절, 강백호는 포수였지만 프로 입단해서는 7년차인 올해 처음으로 포수로 출전하고 있다. 자신의 타격을 하면서 수비 때는 투수 리드를 비롯해 경기 운영 자체를 끌어가야 하는 포수로서 역할을 벤치의 특별한 지시 없이 알아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팀에서도 그 재능을 다시 확인하는 중이다.

강백호는 입단 전부터 지금까지 ‘천재 타자’로 불린다. 데뷔 시즌인 2018년에는 29개의 홈런을 치는 기염을 토했다. 2021시즌에는 179개의 안타를 치고 102개의 타점을 올리며 KT의 창단 이래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스스로 타자로서 재능이 빼어나다보니 포수로서 투수에게 사인을 낼 때도 수 싸움이 달라보인다는 것이 팀의 평가다.

무엇보다 강백호의 포수 출전은 개인과 팀에 모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강백호는 오랜 기간 타자로 맹활약한 경험을 살려 미트를 끼고 상대 타자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읽는다. 배터리를 이루는 투수에게 사인을 적극적으로 내면서 호흡을 끌어간다. 고교 시절 포수로서의 경험이 살아나면서 타격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강백호의 타율은 3월 0.265에 그쳤으나 적극적으로 포수를 보기 시작한 4월에는 0.336으로 뛰었다. 지난달 13일 SSG와의 경기에서는 멀티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홈런 100개를 돌파했다.

강백호는 포수로 선발 출전한 지난 19일 LG전에서도 4회말 2사후 솔로 홈런을 치며 승리의 흐름을 가져왔다. 이날 친 시즌 14호 홈런으로 강백호는 한화 요나단 페라자와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LG에 10-4로 크게 이기며 연패의 굴레에서 벗어난 KT의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침체돼 있던 타선을 살리는 강백호의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