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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이닝이터’…잠들지 않는 대투수 양현종

KIA 양현종 | 연합뉴스

KIA 양현종 | 연합뉴스

나이 들며 회복 더뎠지만
완급 조절·새 무기 개발

올해 벌써 62.2이닝 투구
10시즌 연속 170이닝 도전

양현종(36·KIA)은 지난 세 시즌 하향곡선을 그리는 듯했다. 2016년 200.1이닝을 던지고 2017년 20승을 거둬 KIA를 우승으로 이끈 뒤 2019년에는 184.2이닝을 던지고 평균자책 1위(2.29)로 정점을 찍은 양현종은 이후 힘이 떨어지는 듯했다.

2020년대의 양현종은 나이가 들어감을 느끼고 있었다. 던진 뒤 회복이 확실히 더뎌졌다고 했다. 가장 큰 무기였던 구속도 떨어졌다. 어쩔 수 없는 변화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 시간이 흘러 안되는 것이 생겼으니 대신 다른 것을 더하려 했다. 직구를 느리게도 던지며 완급을 조절했고, 자동볼판정시스템(ABS)이 도입된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커브 연습에 몰두했다.

올해 양현종은 다시 강력해졌다. 최고구속은 140㎞대 중반, 그러나 6이닝은 안심하고 봐도 좋은 과거의 모습을 되찾았다.

올해 양현종은 완전한 ‘이닝이터’로 돌아왔다. 10경기를 던진 20일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62.2이닝을 던졌다. 60이닝 이상 던진 투수가 현재 양현종과 윌리엄 쿠에바스(KT·62.1이닝)밖에 없다. 쌩쌩한 20대 투수들이 리그에 등장했지만 현재 경기 당 6이닝을 던진 국내 투수는 양현종밖에 없다. 이닝당 투구 수가 14.9개다. 다니엘 카스타노(NC·15.3개), 쿠에바스(15.4개) 등을 뛰어넘어 압도적으로 좋다.

양현종은 개막 첫 2경기에서 5.1이닝씩 던진 이후 19일 NC전까지 8경기 연속 꼬박꼬박 6이닝 이상을 던지고 있다. 그중에는 1일 KT전의 9이닝 완투승이 포함돼 있다. 올시즌 현재 리그 유일한 완투승 투수다. 현재 10경기에 등판한 양현종은 3승밖에 하지 못했다. 그러나 7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했다. 리그 2위다. KIA에서는 승수보다 훨씬 큰 의미다. 에이스로 뛰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늘 양현종은 KIA에서 이닝을 책임졌다. 외국인 1선발로 영입한 윌 크로우가 갑자기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지금 양현종이 책임져주는 이닝의 가치는 KIA 팀내에서 훨씬 커진다.

올시즌을 준비하던 양현종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닝은 영원한 내 목표다. 올해 당연히 170이닝 이상은 최소한 던져야 한다 생각하고 10승도 다시 하고 싶다. 그래야 우리 팀이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의리와 (윤)영철이가 어리기 때문에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아직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약속을 완벽하게 지켜가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NC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또 한 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KIA는 이긴 이날, 양현종은 통산 2395이닝째를 쌓았다. 정민철(2394.2이닝)을 넘어 역대 이닝 2위로 올라섰다. 양현종이 170이닝 이상씩 던지기 시작한 것은 만 26세였던 2014년부터다. ‘10시즌 연속’에 도전하는 올시즌, 만 36세 투수 양현종은 다시 리그 최강의 이닝이터로 올라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