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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현장] “아직 괜찮잖아. 네가 막아봐”…위기의 순간, 김민규를 다잡아준 한마디

22일 잠실 SSG전에 선발 등판한 김민규가 5회 위기를 넘긴 뒤 주먹을 불끈 쥔 채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두산 제공

22일 잠실 SSG전에 선발 등판한 김민규가 5회 위기를 넘긴 뒤 주먹을 불끈 쥔 채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두산 제공

이승엽 두산 감독은 22일 잠실 SSG전에 등판할 ‘대체 선발’로 김민규(25)를 선택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퓨처스(2군)리그에서 2경기 연속 아주 잘 던졌다. 잘 던진 선수에겐 기회를 줘야 한다”며 “오늘 던지는 것을 보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체 선발 투수인 만큼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급 호투를 기대하진 않았다. 이 감독은 “4~5이닝까진 던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규는 이 감독의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SSG 타선을 5이닝 3안타 3사사구 3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이닝 1실점 한 SSG 좌완 에이스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특히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4회초 2사 1·2루에선 이지영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고, 5회초 2사 1·3루에선 박성한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다.

김민규가 22일 잠실 SS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두산 제공

김민규가 22일 잠실 SS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두산 제공

김민규는 이날 최고 시속 148㎞ 직구 46개, 슬라이더 28개, 스플리터 3개, 커브 3개 등 80구를 던졌다. 두산은 김민규의 호투에 힘입어 SSG를 3-1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이 감독은 경기 뒤 “김민규가 정말 좋은 공을 던졌다. 5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칭찬했다.

김민규는 앞서 구원 등판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 9.00을 기록한 뒤, 지난달 28일부터 2군에서 재조정의 시간을 가졌다. 김민규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를 되게 열심히 했는데, 시즌 초반 어깨 상태도 좋지 않았고, 밸런스가 많이 무너졌다”며 “(2군에서) 다시 스프링캠프를 한다는 느낌으로 차근차근 준비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김민규는 1-0으로 앞선 5회초 2사 1·3루에서 박성한을 상대하기 전 상황을 돌아보며 “박정배 투수코치님이 올라오셔서 ‘아직 괜찮잖아. 그냥 네가 막아봐’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열정이 더 타올랐다”고 말했다.

김민규(왼쪽)와 김기연. 두산 제공

김민규(왼쪽)와 김기연. 두산 제공

포수 김기연과의 배터리 호흡도 잘 맞았다. 그는 “경기 전부터 타자와 어떻게 대결을 할 것인지 이야기를 되게 많이 나눴다”며 “기연이 형이 잘 리드해줬고, 기연이 형이 없었다면 무실점 투구를 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위기를 잘 넘긴 김민규는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불펜이 7회초 동점을 허용하며 선발승을 챙기진 못했다. 그는 “동점이 됐을 땐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간절히 바라니까 이루어진 것 같다”며 “승리 기회는 제가 또 잘 던지면 찾아올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