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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커브 많이 던지라는데··· QS 켈리 “내가 잘하는 건 직구 컨트롤, 그 덕분에 KBO에서 성공했다”

LG 케이시 켈리가 26일 잠실 NC전 승리 후 두 자녀를 안은 채 웃고 있다.

LG 케이시 켈리가 26일 잠실 NC전 승리 후 두 자녀를 안은 채 웃고 있다.

LG 케이시 켈리(35)가 26일 잠실 NC전 6이닝 3실점 호투로 시즌 2승(6패)째를 올렸다. LG는 켈리의 호투를 앞세워 NC를 6-3으로 꺾고 4연승,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켈리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은 직구 커맨드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며 “그간 어려운 경기를 했던 때는 변화구 비율이 많이 높아서 스스로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직구 컨트롤과 공격적으로 초구 스트라이크 잡는데 신경을 많이 썼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켈리의 이런 자기평가는 이날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의 주문과는 상충한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켈리의 부진을 두고 “직구 구속이 안 나온다. 피칭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며 커브와 포크볼 비중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켈리는 “감독님 말씀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내가 지난 시즌까지 5년 동안 KBO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무엇으로 성공을 했는지 생각해봤다. 직구를 잘 써서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켈리는 “몸쪽과 바깥쪽, 상하좌우를 골고루 활용하는 직구 커맨드와 컨트롤이 잘됐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게 제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구 구속이 떨어졌다는 염 감독 등 주위의 우려에 대해서도 켈리는 “구속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갈수록 구속은 올라갈 것”이라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과 결합해 특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커브 비중을 높이면 좋겠다는 주문에 대해서는 “지금도 직구와 커브 비율은 거의 비슷하다. 스플리터(포크볼) 비율을 이제 조금씩 올리는 단계”라며 “커브는 알다시피 제가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결정구이기 때문에 꾸준하게 계속 쓸 생각이고, 스플리터도 상황을 봐서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하는 기존의 패턴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재확인한 셈이다. 역시 염 감독의 주문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앞서 염 감독은 “커브 위주로 던지면서 직구 효과를 극대화 해야 한다. ‘느린 공, 느린 공, 빠른 공’으로 가야 하는데 ‘빠른 공, 빠른 공, 느린 공’으로 가니 효과가 떨어진다”며 “켈리는 지금 파워 피칭을 해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기교파 투수처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