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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심판’ 앙헬 에르난데스, 숱한 조롱과 비난 뒤로하고 MLB 그라운드 떠난다


앙헬 에르난데스. 게티이미지

앙헬 에르난데스. 게티이미지


메이저리그(MLB) ‘최악의 심판’으로 악명 자자했던 앙헬 에르난데스(63)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USA투데이는 28일(한국시간) 리그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30년간 선수, 감독, 팬 모두의 분노를 일으켰던 베테랑 야구 심판 앙헬 에르난데스가 MLB에서 은퇴한다”고 전했다. 공식 발표는 29일 예정이다.

에르난데스는 스무 살이던 1981년 플로리다 지역 리그에서 심판 일을 시작했다. 1988년 마이너리그 심판이 됐고, 1991년 MLB 심판으로 데뷔했다. MLB 풀시즌 심판으로 일을 시작한 건 1993년이다. 올해로 경력 43년, MLB에서만 30년 넘게 심판을 맡은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숱한 오심으로 최악의 심판이라는 평가를 줄곧 받아왔다 . 1999년 그는 MLB 선수노조 설문조사에서 리그 전체 심판 36명 중 31위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 그가 해고당하지 않고 심판일을 계속 맡게 되자 한 매체는 “놀랍다”고 적었다.

2006년과 2011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설문조사에서 그는 ‘최악의 야구심판’ 3위에 올랐다. 2010년 ESPN 설문조사에선 리그 22%의 선수들이 그를 최악의 심판으로 뽑았다.

지난 시즌 그는 허리를 다쳐 MLB 10경기만 나섰지만, 161차례 오심을 저질렀다. 올 시즌 역시 오심으로 입길에 올랐다. 지난달 13일 휴스턴과 텍사스 경기 때 존 바깥을 훨씬 벗어난 공 세 개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판정해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가 세 번째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공은 17㎝나 존을 벗어난 공이었다.

선수들은 공공연히 그를 비난했다.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방송에서 “앙헬은 끔찍하다. 리그가 뭔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가 뛰던 보스턴과 그 라이벌 뉴욕양키스가 맞붙은 2018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직후의 일이었다. 시리즈 4차전 1루심으로 나섰던 에르난데스는 경기 내내 오심을 연발했다.

마르티네스만 화가 난 게 아니었다. 양키스 투수 C.C. 사바시아도 “왜 그가 계속 심판을 보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는 형편없는 심판이다”라고 직격했다.

쿠바계 미국인인 에르난데스는 MLB를 상대로 2017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종차별 때문에 자신이 심판조장에서 제외되고, 월드시리즈 심판에 배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에르난데스는 2002년 첫 월드시리즈 심판을 맡았고, 2005년 다시 월드시리즈 심판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 무대에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는 특히 조 토레 전 뉴욕양키스 감독이 MLB 부사장으로 리그 사무국에 들어온 이후 계속 불이익을 받았다고 했다. 토레 부사장이 양키스 감독이던 시절 자신과 판정 문제로 충돌한 후 앙심을 품고 차별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2021년 지방법원 재판에서 패소했다. 지난해 연방항소법원에서도 같은 판단을 받았다. 당시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에르난데스는 지난 몇 년 동안 백인심판과 소수인종 심판 사이 승진이나 배정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리그 보고서나 통계를 보면 에르난데스를 리그 최악으로 꼽기는 어렵다. 하지만 팬과 선수들의 여론에서 그는 늘 최악의 주심이었다”며 “그도 이제 오래도록 자신을 따라다녔던 조롱을 뒤로하고 경기장을 떠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