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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간 박병호와 ‘타격 이론가’ 이종열 삼성 단장의 만남, 그리고 ‘홈런 공장’ 라팍…홈런왕 부활의 조건들

박병호. 정지윤 선임기자

박병호. 정지윤 선임기자

박병호(38)가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박병호는 지난 28일 KT와 삼성의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맞바꿔입었다.

최근 박병호는 소속팀 KT에 이적 요청을 했고 카드를 맞춰본 결과 삼성과 이해 관계가 떨어졌다. 박병호는 자신과 동갑내기인 오재일과 팀을 맞바꿨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를 향해서 아직은 의구심이 많은 상황이다.

올시즌 박병호는 44경기에서 타율 0.198 3홈런 10타점으로 부진했다. 2011년 트레이드로 넥센에서 둥지를 틀고 리그를 대표하는 장타자가 된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홈런의 대명사인 박병호였지만 장타율도 뚝 떨어졌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2015시즌까지 4시즌 연속 홈런 1위를 차지하는 등 6차례 홈런왕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올시즌 장타율은 0.307이다. 지난 시즌 박병호의 장타율은 0.443이었다.

삼성 구단 측은 트레이드를 발표하면서 “팀에 필요한 오른손 장타자로서 팀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공고하게 함은 물론 월등한 홈런 생산성이라는 장점을 펜스 거리가 짧은 라이온즈 파크에서 극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올시즌 성적을 보면 의구심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은 박병호가 실력으로 증명해야한다. 삼성에는 박병호가 부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삼성에는 박병호가 의지했던 이종열 삼성 단장이 있다.

이종열 삼성 단장.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종열 삼성 단장.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시즌부터 삼성의 단장을 맡은 이 단장은 타격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다.

현역 시절 LG에서 1991년부터 2009년까지 뛰었고 1657경기에서 1175안타를 쳤고 52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에는 LG에서 코치로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이후에는 해설위원으로 방송 활동을 하면서 타격 전문가로 활약했다. 국가대표팀의 전력 분석과 수비를 지도하는 코치도 역임했다. 2019년 프리미어12를 시작으로 2020 도쿄올림픽,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이 단장은 해설위원 시절 야구장 밖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며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박병호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박병호가 타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종종 이 단장에게 조언을 구하곤 했다.

이 단장은 이번에도 박병호의 은인이 됐다. 새 둥지를 찾던 박병호를 삼성이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를 지휘하는 중심에 이 단장이 있다. 이제 박병호는 더 가까이서 조언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삼성 타격코치인 이진영 코치와도 인연이 있다. 이진영 코치는 현역 시절 LG 출신이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두 시즌 함께 LG에 있었다. 여러모로 박병호의 조력자가 많다.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병호가 뛰게 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도 부활의 발판을 마련할 곳이다.

이른바 ‘라팍’으로 불리는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이고 장타가 많이 나오기로 유명하다. 좌우 외야 펜스가 99.5m고 중앙은 122.5m다.

28일 현재 올시즌 라이온즈파크에서 나온 홈런은 65개로 또 다른 타자 친화적인 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75개)에 이어 가장 많은 홈런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펜스를 조정하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삼성 타자들은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팀 홈런은 50개로 10개 구단 중 5위다. 장타자가 많지 않고 컨택 능력 위주의 타격 스타일을 자랑하는 타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2016년 개장한 라이온즈파크에서 통산 42경기를 소화했다. 153타수 46안타 15홈런 36타점 타율 0.301 등을 기록했다.

삼성은 박병호가 살아난다면 라팍의 장점을 더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박병호는 29일부터 바로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삼성맨’으로서의 일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