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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유영찬은 오로지 한 가지만 생각한다…“올라가면 막는다”

유영찬이 15일 잠실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배재흥 기자

유영찬이 15일 잠실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배재흥 기자

LG가 4연패에서 탈출한 14일 잠실 롯데전. 승리를 위한 결정적인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 0-2로 뒤진 2회말 나온 박해민의 3타점 3루타, 4-3으로 조금 앞선 7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구원한 김진성의 투구가 그렇다.

더불어 마무리 투수 유영찬(27)의 ‘5아웃 세이브’도 빼놓을 수 없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뒤 유영찬과 김진성을 함께 거론하며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짚었다.

4-3으로 앞선 8회초 이지강이 1사에서 손호영과 빅터 레이예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3루가 됐고, 염 감독은 유영찬을 아웃 카운트 5개를 남겨 놓고 올렸다. 희생 플라이 하나면 동점, 잘 맞은 안타 하나면 역전까지 내줄 수 있던 극한의 위기 상황. 유영찬은 침착했다.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5-3 승리를 지킨 마무리 투수 유영찬(오른쪽)과 포수 박동원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5-3 승리를 지킨 마무리 투수 유영찬(오른쪽)과 포수 박동원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첫 타자 나승엽을 상대로 낙차 큰 포크볼과 시속 150㎞ 직구를 던지며 5구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산 넘어 산이었다. 다음 타자는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친 정훈. 유영찬은 빠른 공 2개로 스트라이크를 잡아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든 뒤 슬라이더 2개를 연속으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8회말 문보경이 1점 더 달아나는 솔로포를 터트렸고, 유영찬이 9회초 남은 아웃 카운트 3개를 깔끔하게 잡았다. LG는 롯데를 5-3으로 꺾고 4연패를 끊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유영찬은 “제가 결과를 정할 순 없어서 (박)동원이 형 사인대로 자신 있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영찬은 오로지 투구에만 집중했다. 4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끼지 않았다. 만원 관중의 함성도 잘 들리지 않았다. 그저 박동원의 미트만 보고 공을 던졌다.

유영찬이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8회말 1사 1·3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찬이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8회말 1사 1·3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찬은 “연패에 대한 생각보단 그냥 위기 상황을 막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팬들의 함성도 잘 못 들었다. 다음 이닝도 잘 막아야 해서 그냥 경기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유영찬은 67경기 6승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 3.44의 성적을 거뒀다. 염 감독이 부여한 기회를 잘 살려 팀의 핵심 계투 요원으로 자리 잡았고, 올해는 미국프로야구(MLB)에 진출한 고우석 대신 ‘디펜딩 챔피언’ LG의 뒷문지기를 맡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유영찬은 올해 30경기 15세이브 평균자책 1.78로 안정감 있는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유영찬은 67경기 6승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 3.44의 성적을 거뒀다.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해 1군에 데뷔한 유영찬은 67경기 6승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 3.44의 성적을 거뒀다. 정지윤 선임기자

그는 “작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통해 마운드에서 긴장감을 어떻게 관리하고, 주자가 있을 땐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경험했다”며 “올해 마무리 투수로 처음 시즌을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현재 LG는 선발 임찬규와 최원태의 부상 공백으로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간 투수를 선발로 끌어다 쓰면서 불펜 소모도 크다. 당분간 마무리 유영찬의 부담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복잡한 생각하지 않고, 그냥 올라가면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

유영찬다운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