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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잠수함’…박종훈의 4번째 1군 엔트리 말소

박종훈이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SSG 제공

박종훈이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SSG 제공

지난 1월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잠수함’ 박종훈(33)을 만났다. 정규시즌 종료 후 무려 14㎏을 감량한 그는 몰라보게 홀쭉한 모습이었다. 이유 있는 다이어트였다. 박종훈은 지난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2승6패 평균자책 6.19의 성적을 거뒀다. 80이닝 동안 사사구를 79개나 허용할 정도로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바닥을 찍은 한 해였다. 박종훈은 SK(현 SSG)의 선발 투수로 활약한 2016~2020년 5년간 144경기(142선발)에 등판해 55승50패 평균자책 4.51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2021시즌 도중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2022년 후반기 복귀한 뒤로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SSG는 그런 박종훈을 지난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명단(35인)에서 제외했다.

지난 1월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박종훈. 그는 2023시즌 종료 후 14㎏을 감량했다. SSG 제공

지난 1월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박종훈. 그는 2023시즌 종료 후 14㎏을 감량했다. SSG 제공

다른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그는 SSG에 남게 됐고, 부활을 다짐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감량도 반등을 위한 시도 중 하나였다. 당시 박종훈은 “최근 3년은 힘을 중요시하면서 100㎏까지 증량했다”며 “이젠 힘보다 유연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운동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를 다시 만난 건 2월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였다. 2차 스프링캠프지 대만 자이로 떠나기 전 그의 표정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박종훈은 “원래 이맘때면 ‘뭔가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지금은 그런 조급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박종훈의 지난겨울은 순조로웠다. 긴 시즌을 치르기 위해 몸도 마음도 잘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가 좋지 않다. 박종훈은 야구가 없는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3월27일 처음 1군에 등록된 이후 시즌 4번째 말소다. 그는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2.2이닝 4안타 3사사구 2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이번에도 제구가 문제였다. 9경기 1승4패 평균자책 7.71을 기록 중인 박종훈은 30.1이닝 동안 26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 박종훈. SSG 제공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 박종훈. SSG 제공

2021시즌 종료 후 구단과 5년 총액 65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한 박종훈은 올해 SSG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11억원)을 받는 선수다. 과감한 투자를 했던 SSG로선 반드시 살려서 써야 하는 투수임은 분명하다. 계약 기간도 2026년까지로, 올해를 제외하더라도 2년 더 남았다. 다만 포스트시즌을 향해 달리고 있는 구단이 마냥 기도하는 심정으로 선수의 반등만을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다.

이숭용 SSG 감독도 전날 한화와 경기 전 “본인이 가진 퍼포먼스를 최대한 펼쳐야 한다”면서도 “결과에 따른 플랜은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다시 2군행을 통보받은 박종훈이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르려면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그가 앞서 밝힌 각오처럼 “성적을 내는 것 외엔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