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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때부터 달랐다” 김성근 최강야구 감독이 기억하는 손아섭의 ‘눈빛’

NC 손아섭. 연합뉴스

NC 손아섭. 연합뉴스

누구나 하는 생각, 누구나 하는 훈련만 했다면 아마도 지금의 그는 없었을 것이다.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개인 통산 2505안타를 때리며 박용택(2504개)을 넘어 KBO리그 안타왕 고지에 오른 NC 손아섭(36)은 다방면의 ‘남과 다름’으로도 주목받는다.

손아섭은 2505번째 안타를 때리면서는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차이를 최소화하려는 일상의 루틴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 안에는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을 비롯한 몸 관리 원칙 하나하나가 담겨있는데 손아섭은 그 과정을 통해 매경기 신체적·정신적 밸런스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했다.

손아섭의 다름을 더 크게 보는 야구인도 많았다. 리얼리티 스포츠 예능 ‘최강야구 몬스터즈’(JTBC)를 이끄는 김성근 감독 또한 손아섭에 대한 인상이 깊다.

김성근 감독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시구를 하는 모습. 정지윤 선임기자

김성근 감독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시구를 하는 모습. 정지윤 선임기자

김성근 감독은 지난 주말 전화 통화에서 손아섭이 2505번째 안타를 때리고 새로운 여정에 들어간 얘기를 나누던 중 “그만한 타자가 나온 건 참 좋은 이야기“라면서 ”손아섭은 롯데 때부터 야구 스타일이 달랐다. 진짜 진지하게 야구를 했다”고 기억했다.

김 감독은 또 “타석에서는 눈매가 달랐다”며 방망이를 쥐고 투수를 노려보는 손아섭의 모습을 ‘학의 이미지’에 비유하기도 했다. 고개를 숙인 듯하지만, 살짝 치켜뜬 눈으로는 상대를 매섭게 겨냥하는 학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다. 김 감독은 “매 순간, 뭔가를 노리며 집중하는 게 있었다. 자세가 달랐다”며 여러 대목에서 ‘다르다’는 표현을 썼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10년의 손아섭. 경향신문 DB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10년의 손아섭. 경향신문 DB

김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코치 생활을 마치고 SK 와이번스 사령탑으로 돌아온 2007년부터 다른 팀 선수로 손아섭을 지켜봐 왔다. 손아섭은 2007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첫해부터 1군 무대를 밟았다.

김 감독은 1988년생인 손아섭의 나이를 확인한 뒤에는 “그러면 얼마든지 (앞으로) 더 하겠다”며 그의 3000안타 도전을 응원했다. 김 감독 스스로 1979년생인 박용택과 1982년생 이대호 등 은퇴 선수들과 함께 최강야구 몬스터즈 유니폼을 입고 나이 한계를 이겨내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후배 손아섭의 기록 돌파 현장을 찾아 직접 꽃다발을 선물하며 축하 자리를 가졌다는 얘기를 듣고는 “잘했다. 착하다”며 흐뭇해하기도 했다.

손아섭은 8년 연속 150안타라는 리그 최초의 기록을 세운 지난해부터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나이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던졌다.

손아섭은 2022년 152안타를 쳤지만 타율이 0.277로 떨어지자 일상의 루틴을 더욱더 치밀히 짜면서 시즌 내 체력 유지를 위한 방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2022년 한 시즌을 치르며 체중이 6㎏이나 빠진 것을 들어 부진 이유 중 하나를 스태미너 관리 실패로 보고 해법을 연구하고 실행한 것이다. 손아섭은 2023년 시즌 187안타에 타율 0.339의 리딩히터로 돌아왔다.

손아섭은 올시즌 타율 3할 고지를 오가고 있다. 보이는 곳에서는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새로운 손아섭’을 위해 다시 무언가를 하고 있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