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가 생명체의 종족번식 본능마저 바꿔놓고 있다.
국내 산천어들의 ‘근친상간’ 장면이 처음으로 카메라에 포착됐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인간에 의해 좌절된 종족번식의 본능을 자기들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대구과학대학 방송연예과 다큐멘터리 제작팀(감독 오한택 교수)은 10일 “강원도 양양군 법수치 계곡에서 환경파괴로 바다로 내려가지 못하고 계곡에서 서식하는 산천어가 근친상간의 짝짓기를 하는 장면을 최초로 촬영했다”고 10일 밝혔다.
산천어 암컷은 태어난 후 바다로 나갔다가 3년쯤 지나 고향으로 회귀, 계곡에 서식하는 수컷과 짝짓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 촬영된 산천어는 환경파괴 등으로 바다로 내려가지 못한 암컷이 계곡에 있는 수컷과 근친상간 짝짓기를 했다.
이에 대해 청평내수면연구소 이완욱 박사는 “환경파괴로 인해 바다로 내려갔다가 회귀해야 할 어종들이 바다로 나가지도, 계곡으로 들어오지도 못하는 상황 때문에 정상적인 짝짓기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근친상간의 짝짓기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 상태로 간다면 남한의 산천어는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될 뿐 아니라 크기도 열성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민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