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 사적에 대못질 ‘정신나간 사극촬영’

입력 : 2007.11.07 02:11

KBS1 대하사극 ‘대조영’촬영을 이유로 문화재인 문경새재를 훼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촬영이 끝난 지 한참 지났지만, 현재 문경새재 제1관문과 제2관문의 성벽과 기둥에는 수십여개의 대못과 철사가 박힌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이 대못과 철사는 전투 장면을 촬영하면서 깃발과 무기 등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누가 봐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사극 촬영장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뿐만 아니다. 성벽과 나무문, 현판과 기둥도 대못으로 구멍이 뚫여 있는 등 훼손 정도가 심각한 상태다.

국가사적 제147호인 문경새재의 성루 곳곳이 대못이 박힌 채로 방치돼있다. 이 대못이 뽑힌 곳도 못자국이 그대로 드러나 흉물스럽다. 성루 뿐만 아니라 주흘관 현판의 가장자리도 대못질로 누더기가 됐다. 사진제공 경북매일신문

국가사적 제147호인 문경새재의 성루 곳곳이 대못이 박힌 채로 방치돼있다. 이 대못이 뽑힌 곳도 못자국이 그대로 드러나 흉물스럽다. 성루 뿐만 아니라 주흘관 현판의 가장자리도 대못질로 누더기가 됐다. 사진제공 경북매일신문

문경새재는 국가 사적 제147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보호받는다. 이 법에 따르면 국가 사적지를 훼손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대하사극 ‘대조영’을 연출하는 김종선 감독은 “전쟁 장면을 촬영하면서 대못이나 철사를 사용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고 “‘대조영’뿐만 아니라 여러 편의 사극이 문경새재에서 촬영되어 우리만의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촬영한 장소에서 문제가 발생된 데 책임을 느끼고 있고, 인원을 보내 깨끗하게 치울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방송사의 문화재 훼손 문제는 지난 2005년에도 있었다.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을 촬영하면서 덕수궁 외벽이 훼손되어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문화재에 대한 방송가의 인식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다.

〈박은경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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