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 목표는 플레이오프, 2차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다. 만약 챔프전에 오른다면 죽기살기로 붙겠다.”
28일 수원에서 훈련을 마친 LIG손해보험 박기원 감독(56)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박감독은 ‘스포츠칸’과의 인터뷰에서 “개막이 다가오고 있다”며 “선수들과 체육관에서 많은 땀을 쏟은 만큼 그 결실을 맺겠다”고 자신했다. 이탈리아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화려한 시간을 보내고 28년 만에 국내로 돌아온 박감독은 “선수들이 갖고 있는 패배의식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며 “시간이 부족해 완벽한 팀을 만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독기를 품었다
LIG손해보험은 그동안 늘 3인자에 머물렀다. 남자 배구의 ‘쌍두마차’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벽을 도무지 넘지 못했다. 선수들은 깊은 패배의식에 빠졌다.
그러나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박감독은 선수들의 정신 자세부터 바꿔놓았다. 올해 열린 컵대회 준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선수들은 어떤 상대도 제압할 수 있다는 힘을 갖게 됐다.
박감독은 “컵대회 결승전 때 이경수가 못 뛴다고 하자 선수들이 낙심한 모습을 보이기에 ‘여기가 이경수팀이냐’고 혼냈다”면서 “비록 컵대회에서 대한항공에 우승을 내줬지만 이 일을 계기로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제 독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요한도 얻었다
박감독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무척 긴장했다. 현대캐피탈·삼성화재·대한항공 등 프로 3개팀을 잡으려면 이경수를 받쳐줄 거포가 필요했다.
박감독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을까. 지난 시즌 프로팀 중 최하위인 LIG손해보험은 구슬 추첨을 통해 1순위로 김요한을 잡았다.
김요한의 합류로 LIG는 이번 시즌 전력은 탄탄해졌다. 컵대회에서 최고 기량을 뽐낸 팔라스카(스페인), 레프트 이경수와 김요한이 동시에 출격할 경우 막강한 화력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승리만 남았다
승리에 목말랐던 LIG손해보험은 박감독의 지도력을 굳게 믿고 있다.
자신을 영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박감독은 “화끈한 공격배구로 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출사표를 올렸다.
박감독은 1라운드 첫 경기에서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다. 팔라스카·김요한·하현용은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2007월드컵대회 출전 관계로 3일 팀에 복귀한다. 허리 부상 중인 이경수는 80% 컨디션이지만 12월2일 열리는 대한항공전에는 투입하기로 했다.
박감독은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이 많은 경기를 뛰면서 피곤하겠지만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면서 “이번 시즌은 한 걸음씩 올라간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겠다. 반드시 우리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코트의 돌풍을 약속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