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병충해 예방·자원 활용 비책”
“벌레로 굶주림을 해결하자.”
많은 학자들이 “메뚜기·귀뚜라미·굼벵이 등 곤충이 중요한 식량자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최근 유엔 주최로 태국 북부 도시 치앙마이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15개국 학자 30여명은 “곤충을 음식으로 여기지 않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벌레를 식용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뉴욕 타임스’(NYT)도 주말판에서 “약 40년 후 지구상의 어류가 고갈될지 모른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있다”며 “벌레가 미래에 식량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학자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이미 많은 곤충이 식탁에 오르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중남미·아시아 등 90개여국에서 개미·굼벵이·메뚜기·전갈 등 1400여종의 곤충과 연충을 먹고 있다.
여기에는 유난히 깔끔을 떨 것 같은 서양이나 이른바 선진국들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샌타모니카공항의 한 레스토랑에서 전갈요리가 팔리고, 벌레로 만들어진 감자링도 나왔다. 호주에서는 나방 애벌레를 튀겨 식물성 기름이나 크림·치즈에 곁들여 먹는다. 또 일본에서는 꿀벌의 애벌레나 메뚜기·귀뚜라미를 식용하는 지방이 적지 않다.
이밖에 태국에서는 레몬 주스보다 개미 주스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으며, 중국 왕푸징 거리에서는 온갖 벌레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고, 우간다에서는 흰개미를 과자처럼 먹는다.
이와 관련, 곤충학자들은 “곤충을 더럽게 생각하고 꺼리는 것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관념일 뿐이며 이성적으로 따지면 사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영양적 측면에서도 가축에 버금가는 단백질과 지방산을 함유하고, 비타민이나 미네랄 성분은 더 많이 들어 있다고 전한다.
한편 지난해 말 일본 효고현 이타미시 곤충관에서는 세계 각지의 곤충 요리를 모은 기획전시회 ‘곤충식’(昆蟲食)이 열려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전시회에서는 남아프리카의 벌레 유충을 말린 것을 비롯해 태국의 개야제비, 라오스의 노린재, 캄보디아의 귀뚜라미와 거미 요리 등 30여종의 ‘곤충 먹거리’가 관람객들로 하여금 군침을 삼키게 했다. 여기에는 한국의 누에 번데기 조림과 튀김도 한자리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