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두산전이 열린 10일 대구구장. 두산 정재훈은 경기 전 선발로 나서는 이승학의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정재훈은 “이틀 전 승학이와 ‘양준혁 선배에게 홈런을 맞지 말자’고 뜻을 모았다”며 “오늘 승학이만 잘 넘어가면 대기록은 피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삼성전 선발로 등판한 정재훈은 6.2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가 갖고 있는 최다 홈런 타이(340개)에 1개를 남겨둔 양준혁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쳐 유격수 땅볼과 중견수 뜬공,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요리했다.
다음은 정재훈에 이어 선발 바통을 이어받은 이승학의 차례. 이승학은 양준혁과 ‘악연’을 갖고 있다.
1년 전 이승학은 양준혁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기록을 내줬다. 지난해 6월9일 잠실 두산전에서 이승학은 양준혁에게 프로야구 사상 첫 2000안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이번에도 양준혁에게 홈런을 허용하면 ‘기록의 희생양’이란 오명을 안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평소와는 달리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른 이승학은 양준혁을 상대로 혼신의 역투를 했다. ‘무홈런 결의’를 다진 정재훈처럼 양준혁을 1회는 유격수 땅볼, 4회는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6회에는 2루수 땅볼.
이승학은 “양준혁 선배에게 홈런을 맞으면 팀이 이기기 어려워지니까 범타 처리하려고 노력했다”며 “팀도 이기고 나도 승리투수가 돼 기쁘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