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 홀린 ‘김의 변신’

입력 : 2009.03.2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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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튀각·김치·와사비맛 이색김 日관광객에 인기

23일 남대문시장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이 한 김가게에서 색다른 맛의 김을 싼값에 사면서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23일 남대문시장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이 한 김가게에서 색다른 맛의 김을 싼값에 사면서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김의 변신은 무죄? 아니, 대박!’

이름도 생소한 ‘고추튀각김’ ‘김치김’ ‘와사비김’ ‘녹차김’ 등이 날개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원화 대비 엔화의 콧대가 높아지면서 일본 관광객들이 급증한 가운데 일본인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김 등의 한국특산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최근 남대문시장 등지의 김 가게에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작은 가게의 경우 문 밖에서 손님들이 기다릴 정도다. 이들은 주인이 건네는 작은 김 한쪽을 맛보고는 엄지를 곧추세우고, 이내 큰 봉지에 김을 가득 담아 가게를 나온다.

이들의 봉지에는 별의별 김이 다 들어 있다. 한국인의 귀에도 생소한 ‘고추튀각김’을 비롯해 일본인에게 딱 어울릴 듯한 ‘와사비김’과 ‘녹차김’ ‘키토산김’ 등 색다른 맛과 기능성을 업그레이드한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김치매운맛김’과 ‘검은깨김’ 등 한국다운 김도 가지가지다. 김을 넣고 만들어 씹으면 김맛이 은은히 풍기는 김초콜릿까지 나왔다.

이들 갖가지 김이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광천해저김’의 경우 공장을 돌리는 데 일손이 달릴 정도다.

이 회사의 홍보담당인 임현주씨(40)는 “지난해부터 김치김이나 와사비김 등 색다른 맛의 김이 일본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또 키토산김이나 DHA김, 해바라기씨유김 등 기능성이 강화된 제품들의 반응도 좋아 직원들이 쉴 틈이 없을 정도다”고 전했다.

이들 김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반 김을 구우면서 고추튀각 가루나 말린 김치의 가루를 살짝 뿌려주는 것. 하지만 이렇게 업그레이된 김은 일반 김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맛을 안겨준다. 김 조각을 입에 넣으면 김치맛이나 고추튀각맛이 입 안 가득 배어든다. 이런 맛에 일본인들이 푹 빠졌다.

23일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일본 관광객들은 “일본 김은 값이 비싼 데다 맛도 별로다. 하지만 한국 김은 값이 싸고 맛도 뛰어나다”며 엄지 손가락을 곧추세웠다. 그들은 또 봉투에 가득 담은 김을 들어 보이며 “특히 김치 등 색다른 맛을 내는 김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누구나 좋아한다”며 활짝 웃었다.

이들 일본 관광객만큼 상인들의 입도 함지박만하게 벌어졌다. 남대문에서 김가게를 운영하는 기두서씨는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모두 힘들다고 하지만, 우리 가게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본 관광객들이 예전에는 인삼을 많이 찾았는데, 요즘에는 다양한 맛의 김을 더 찾는다”고 전했다.

이렇듯 일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기씨는 가게 안내글을 모두 일본어로 바꿨다. 자신의 명함에도 한글은 없고, 온통 일본어뿐이다. 남대문시장에 일고 있는 신풍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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