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승인 거부…‘말 뿐인 자율’

입력 : 2009.06.0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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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선임권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거듭된 거부 의사에 이상국 사무총장 내정자의 자진 사퇴로 마무리됐다.

이 내정자 사퇴건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은 KBO는 총재뿐 아니라 사무총장까지도 정치적 입김이 필요한 자리라는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 겨울 유영구가 총재 선임과 사퇴를 오가는 과정에서 경기 단체에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지적이 일자 “총재 선임을 자율적으로 하라”는 입장을 KBO에 공식 전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유 총재에 대한 여권 내부의 입장 정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 총재 취임 뒤 불과 두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임원 선임권을 놓고 또 한번 개운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또 낙마 사건이다.

이 내정자가 선임 단계부터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무총장 재임 시절 공과(功過)에 따른 평가가 엇갈렸고 ‘과거 인물’이라는 약점도 있었다.

이에 따라 야구계 안팎에서는 유영구 총재가 이 내정자를 선임한 것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체부가 주무부서라는 이유로 사실상의 인사권을 행사한 것은 조금 다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다.

문체부의 경기 단체 간여 영역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우여곡절 끝에 이미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KBO 총재의 길을 터줬지만 또 한번 자율권을 재해석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제 막 스타트라인을 빠져나온 유 총재에게도 향후 행보에 적잖은 짐도 안겼다.

간여나 간섭이 아닌 고유 권한과 관심의 차원이었다면 업무 공백까지 걱정해줬야 하는 게 맞았다.

KBO 임원 선임에 지대한 애착을 보이면서도 업무 공백에 따른 부작용을 놓고는 무관심한 것은 무척 모순돼 보인다. 문체부가 투철한 신념에 따른 경기 단체 임원 인선 기준을 내세웠다면 서둘러 내정자에 대한 입장을 공식 통보했던 것이 차라리 나았다.

KBO가 4월30일 사무총장 내정자의 이름을 밝힌 뒤로 한 달이 넘게 지났다. 새 총장 임기 시작일인 지난달 15일을 기준으로는 20일이 흘렀다. 또 새 총장 선임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프로야구 행정이 잘 될 리 없다.

문체부의 승인 거부 소식을 접한 한 야구인이 기자에게 물었다.

“아니 다른 프로단체에는 총장 승인 권한이 없다고 들었는데 왜 야구만 늘 그래. 야구가 인기가 좋아서 그런거야? 진짜 이유가 뭐지?”

궁금한 사람이 그 야구인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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