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57)가 4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 이어 부인 이성란씨(44)마저 음독으로 쓰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2분쯤 전남 해남군 계곡면 조씨의 집 현관에서 조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부인 이씨가 발견, 119에 신고했다. 조씨는 구급대 도착 당시 심장마비 증세를 보여 해남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낮 12시45분쯤 숨을 거뒀다.
조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을 받은 부인 이씨도 이날 오후 음독,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오빠와 함께 조씨의 빈소가 차려진 해남 국제장례식장으로 이동하던 중 차 안에서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빠 이모씨는 스포츠칸과의 전화통화에서 “병원으로 함께 가던 중 뒷자석에 있던 동생이 조용해 돌아보니 입에서 액체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즉시 해남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위세척 치료를 받았으며, 의식은 돌아왔지만 음독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조씨는 대한해협 횡단 30주년인 내년 8월15일 재횡단을 목표로 제주도에 캠프를 차려놓고 준비하다 1주일 전부터 해남 자택에 머물며 부인과 함께 지내왔다. 조씨는 내년 횡단 도전을 앞두고 훈련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데도 후원자가 나서지 않아 고민해 왔으며, 특히 지난 2001년 전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앓았던 우울증이 재발해 약을 복용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한편 지난 4월 결혼한 조씨 부부는 남다른 금실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왔다. 8년 전 아내를 잃은 충격으로 폐인이나 다름없이 지내던 조씨를 다시금 일어설 수 있게 만든 것도 이씨의 힘이었다.
이씨 역시 11년 전 이혼의 아픔을 겪은 터라 그의 상처를 잘 보듬어 줄 수 있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씨는 결혼 당시 한 방송에 출연해 “서로 아픔이 있고 외롭게 살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더 커졌다”며 “아직도 가끔 사별한 전처를 떠올리며 우울해한다. 빨리 이겨내야 할 텐데…”라며 안쓰러운 심정을 나타냈다.
수영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했던 조씨의 둘째 아들 성모씨는 “아버지가 지난 4월 재혼한 뒤 새 출발을 위해 노력했다”며 “새어머니와도 화목했고 어머니는 우리랑 만나면 포옹을 하는 등 매우 친한 사이였다”며 비통해했다.
조씨는 생전 남다른 독도사랑으로도 유명했다. 자신의 미니홈피를 독도사진으로 꾸몄으며 지난 2005년에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3부자가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헤엄치는 대장정을 펼치기도 했다.
조씨의 시신은 해남 국제장례식장에 안치됐다.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도착하는 등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