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 영화계의 두 거장을 기린다. 오는 10월 8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고(故) 하길종 감독 회고전과 고(故) 유현목 감독 추모전을 갖는다.
올해는 하길종 감독 사후 30주기를 맞는 해이기도 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그의 회고전을 마련하는 데 대해 “고 하길종 감독은 단순한 영화인이 아니었다”며 “1970년대에 피어난 청년문화의 상징적 아이콘이었고, 당대 최고의 비평가였고, 새로운 영화언어를 시도했던 감독”이라고 밝혔다.
회고전 상영작은 모두 8편이다. <병사의 제전>(1969) <화분>(1972) <수절>(1974) <바보들의 행진>(1975) <여자를 찾습니다(1976) <한네의 승천>(1977) <續 별들의 고향>(1978) <병태와 영자>(1979) 등이다.
이 가운데 <병사의 제전>은 하 감독이 UCLA에서 졸업영화로 선보인 전설적인 작품이다. 아방가르드적 실험을 엿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사례이며 16㎜로 제작된 작품을 복원하고 다듬어 35㎜로 상영할 예정이다.
이번 회고전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영상자료원과 공동으로 마련한다. 작품 상영 외 하길종 전집을 발간하고 그의 영화정신을 되새기는 세미나도 개최한다. 2001년 부산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어, 매년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을 지원해 온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코리아는 올해도 디렉터스 체어(Director’s Chair)를 선사한다. 쟝-루이 뒤마-에르메스 전 회장의 부인인 (故)르나 뒤마가 직접 디자인한 디렉터스 체어에는 매년 회고전의 주인공의 이름이 새겨져 증정되며 올해는 고인을 대신해 그의 유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유현목 감독은 지난 6월 타계했다. 그는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 회고전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거장의 사라짐을 안타까워하면서 그가 남긴 여러 작품 중 3편을 선정했다. <오발탄>(1961) <순교자>(1965) <분례기>(1971)이다.
<오발탄>은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이자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상징적인 작품이다. <순교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한국 전쟁을 경험한 세대인 유현목과 더불어 소설의 원작자인 김은국씨가 유현목 감독 타계 전인 6월 23일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자택에서 별세하였다. <순교자>의 상영은 두 예술가의 초상을 기리는 동시에 한 세대의 사라짐을 추억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분례기>는 그 동안 국내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영상자료원에서 새롭게 발굴한 프린트의 복원을 통해 상영된다.작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그 동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상영되지 않았던 할리우드의 고전 영화를 선보인다. <기적은 사랑과 함께>(1962·감독 아서 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아서 펜) <미드나잇 카우보이>(1969·존 슐레진저) <이지 라이더>(1969·데니스 호퍼) <택시 드라이버>(1976·마틴 스콜세지) 등이다.
이들 작품 상영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회고전 주인공인 하길종 감독이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밝힌 작품이다. 하 감독의 스승이었던 아서 펜을 비롯해 1960~70년대 ‘뉴 아메리칸 시네마’를 주도한 이들의 대표작으로 한 편의 영화를 과거의 추억 속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롭게 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무엇보다 하 감독의 작품과 비교해 보는 것도 남다른 관람의 포인트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영화 세계의 조우를 맛보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스포츠칸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