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에 참여하거나 학교에 비판적인 글을 남긴 학생의 자료 등을 모은 사실이 밝혀져 '사찰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숙명여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학생이 이사 중이던 대학 사무실 앞에서 버려진 문서를 발견, 총학생회 측에 전달했다.
이 문서는 2002~2008년 사이에 학생이 학내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신문 등에 쓴 글을 모은 자료로 대학 본부나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특히 일부 자료에는 주민번호와 보호자 정보 등 학생 10여명의 학적부 내용도 첨부돼 있다고 총학은 전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21일 학내 게시판에 공식적으로 문건 유출 사실을 공개하며 "학생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되고 소중한 신상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대학의 공식적인 사과와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이경숙 전 총장이 재임했을 당시 이뤄진 일이라 정확한 경위는 모른다.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총학이 학내 게시판에 공개한 것은 유감이다. 입수한 문서를 학교의 요청에도 반환하지 않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경숙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총장 재임 당시 해당 문건과 관련해 어떠한 내용도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재학생 사이에서 문건 작성이 '반(反)민주주의적 행태'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조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