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말드라마에서 동성애 문제를 다뤄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동성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에서 늘 있어왔고, 이로인한 사건도 많았다. 다만 사회적 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1933년 금강산으로 수학여행 갔다가 구룡폭포에 투신한 여학생이 인솔 교사의 적절한 구급으로 생명을 건진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투신 이유가 동성애로 밝혀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그녀는 전문학교 선배인 이른바 S언니와 동성연애를 했다. 선배가 결혼을 하겠다고 하자 'S언니! 참말이에요. 사람이 그리워요. 언니가 그리워요. 맘껏 부둥켜안고 숨 막히는 키스를 하고 싶어요'란 편지를 남기고 폭포에 몸을 던졌던 것이다.
여고 시절 대부분 갖고 싶어 하는 S언니는 사춘기 여학생들의 은밀한 세계이다. 이성과의 연애나 사랑이 제약을 받았던 1930년대에는 더욱 극성을 부렸다. 동성연애는 이성애(異性愛)의 대리만족을 주고, 남성과 어설픈 풋사랑의 유혹에 빠져 몸을 망칠 수 있으므로 안전(?)한 사랑법이라는 인식까지 널리 퍼졌기에 S언니를 두지 못하면 소위 왕따를 당했다.
또한 여자들 사이의 동성애는 정서의 애틋한 발달을 재촉하게 되며, 이성과의 연애를 위한 예행연습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여학생들이 애독한 연애 교과서인 <연애초등독본>조차 성욕은 남녀 모두에게 자연스러운 것이나, 이상적인 연애를 위해서 성욕을 적절하게 다스려야 한다며 동성연애를 통해 성의 세계에 눈도 뜨고, 성적 욕망도 해소할 것을 부추겼다.
동성애는 본래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에 가장 숭고한 사랑이라고 여겼으나, 결혼제도가 정착한 이후로는 죄악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동성애를 장 100대에 처했다. 반신불수가 될 수도 있는 끔직한 처벌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동성애를 성적 취향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역사상 대표적인 동성애자는 한나라의 애제(哀帝)였다. 그는 동현이라는 미소년을 지극히 사랑하여 부부처럼 생활했다. 오죽하면 자신의 무덤 옆에 동현의 무덤까지 미리 만들어 죽어서도 함께 하고 싶어 했다. 하루는 두 사람이 사랑(?)을 하고 잠이 들었는데, 급한 일로 애제가 일어나려고 보니 소매가 동현의 몸 아래 깔려 있었다. 그러자 애제는 동현이 잠에서 깰까 봐 옷의 소매를 칼로 잘랐다고 한다. 이를 동성애의 백미로 전해 오는데 남성들의 동성애를 남풍(男風)이라고 했다.
여성의 동성애는 마경(磨鏡)이라 했는데 서로의 신체를 문지르거나 만져주어 어느 정도 성적 만족을 얻고, 서로 똑같은 신체구조를 가졌기에 마치 중간에 거울 하나를 놓고 자위하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경이 활발했던 곳은 궁중이었다. 젊디젊은 여성들이 오직 한 명의 남자만을 해바라기 하는 궁중의 속성상 당연한 일이었다. '사흘을 먹지 않을 수 있지만, 하루라도 여자가 없으면 안 된다'고 고백한 한무제의 황후도 동성애로 궁에서 쫓겨 날 정도였다. 호색한인 한무제가 자신을 소홀히 하여 품에 안아 주지 않자 황후가 궁녀들과 동성애를 즐기다 발각되어 수십 명의 관련자들이 처형당했던 것이다. 따라서 여성들의 동성애는 성적취향과 독수공방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동성애는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인데, 연구 조사에 의하면 사춘기에는 24% 정도가 동성을 연모하는 감정을 품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점차 감소해 실제로 동성애를 추구하는 비율은 성인이 되면 6% 내외가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사춘기 시절의 동성애적 취향은 올바른 성교육과 자연스런 이성교제를 통해 극복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압구정 퍼스트비뇨기과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