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 논란 부추긴 해명
‘음주는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한 아이돌 스타가 얼마전 음주 운전에 적발된 후 밝힌, 부적절한 핑계였다. 이 얘기가 ‘음주는 했지만 음주방송은 아니다’는 식으로 바뀌어 한 국회의원에게 부메랑이 되어 날아들었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음주 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7일 새벽 MBC <100분 토론>의 ‘D-20일, 서울의 선택은’이란 생방송 TV토론에 술을 마시고 출연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 날 토론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쟁점 등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신 의원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다.
민주당 대변인실은 신의원의 처신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다. 서면 브리핑에서 “집권여당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이 술을 먹고 방송에 나와 부정확한 어투로 횡설수설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 이번 토론이 서울시민의 올바른 선택을 호소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더욱 처신과 발언을 조심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신 의원은 부정확한 발음으로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대해 말하는 과정에서 수영장 사진을 보여주며 “민주당에서 콘크리트냐, 사람이냐 너무 이분법적인 말을 많이 한다. 어디가 콘크리트냐. 사람들이 참 재밌게 놀고 있지 않나” 등 앞뒤가 안맞는 얘기를 했다. 이 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트위터와 온라인 게시판에 “신의원의 혀가 꼬인 것 같다” ”술에 취한 것 아니냐”는 등의 글을 올렸다.
신의원은 음주 사실을 묻는 질문에 “선대위 출범식 이후 저녁 시간에 술자리를 가진 것은 사실이나, TV토론 출연 전에 찬물로 샤워하는 등 술에서 깼으며, 토론에서 문제가 될만한 행동을 한 게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신의원은 6일 밤 생방송 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지인들과 함께 소주·맥주로 만든 폭탄주 10여 잔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 방송 논란에 뒤통수를 맞은 쪽은 <100분 토론>측이다. 제작진은 음주방송 논란의 진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제작진은 “신의원의 음주 사실은 방송 전 전혀 알지 못했다. 생방송에 앞서 사전 토론을 20여 분간 진행하는 데 술을 마셨다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리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으며 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