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이 이번에는 미국 경마계를 덮쳤다.
장추열(24)과 서승운(23) 등 국내 기수들이 미국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국산 경주마도 미국 무대에서 우승 축포를 쏘아올렸다.
지난해 미국 원정길에 오른 국산마 ‘필소굿’(3세·거세마)이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칼더경마장에서 열린 제3경주(1600m·모래주로)에서 강력한 뒷심을 뽐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마를 7마신 차로 따돌린 압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필소굿’은 한국경마 사상 최초의 해외경주 우승마가 됐다.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가 2007년 발표한 ‘한국경마 발전 중장기 계획 및 국제화 추진방안’을 기초로 2008년부터 국산 경주마 원정사업을 시행한 지 5년 만에 이룬 쾌거이기도 하다.
‘필소굿’의 첫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칼더경마장에서 만들어 준 포스터.
모두 9마리의 경주마가 출전한 이날 경주에서 미국인 기수 마누엘 크루즈와 호흡을 맞춘 ‘필소굿’은 중반까지 3위로 선두권을 뒤쫓다 결승선 직선주로 400m 구간부터 눈부신 추입력을 뽐내며 1분40초9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필소굿’의 우승은 미국 최대 경마관련 언론매체 ‘블러드 호스’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경마의 역사를 다시 쓴 필소굿’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이 기사는 ‘필소굿’의 우승 소식과 함께 한국 경마를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필소굿’이 전한 낭보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국내 기수들의 선전과 맞물리며 한국경마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한국마사회는 2009년부터 수습기수들을 대상으로 ‘경마 선진국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 미국 등 해외 경마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에는 미국 경마에서 장추열이 2승을 올렸고, 올해는 서승운이 3승을 신고했다.
이와 함께 한국마사회는 국내 경주마의 해외원정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책도 더욱 강화한다. 특히 남미를 제외한 ‘파트Ⅰ 국가’에서 시행되는 경주에서 우승할 경우 5000만원(총상금 5만달러 이상 경주)에서 최대 1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원한다.
국산마 해외원정사업을 주관하는 한국마사회 최인용 경마관리처장은 “이번 우승은 국산마도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증거”라며 “국산 경주마를 해외에 수출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이번 우승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2009년 임병효씨가 운영하는 켄터키팜(제주)에서 태어난 ‘필소굿’은 지난해 한국마사회 해외 원정마로 선정돼 미국의 오칼라의 닉디메릭 트레이닝센터를 거쳐 마이애미 칼더경마장의 미국인 조교사 데이비드 브래디 마방에서 경주마로 데뷔했다. 원정 첫해에는 부상 등으로 경주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난 6월 데뷔 후 3번째 출전한 경주에서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