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운동하면 좋은 진짜 이유

입력 : 2013.04.0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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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유난히 춥고 길었던 탓인지, 돌아온 봄이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쌀쌀하지만, 부쩍 가벼워지고 산뜻해진 옷차림을 보면 금방이라도 벚꽃 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진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사실 이른 봄은, 다이어트에 최적화된 계절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 운동을 하면 좋은 이유는 사람의 체내에 존재하는 ‘갈색지방’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백색 지방뿐만 아니라, 몸에 열을 내어 오히려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방이 있다. 백색 지방은 몸의 양분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갈색 지방은 지방을 연소시켜 체온을 유지하고 몸에 열을 내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체온은 늘 일정하기 때문에, 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에서 자체적으로 열을 생성해야만 한다. 추울 때 몸을 덜덜 떨게 되는 것도 근육 수축으로 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이다. 이렇게 열을 생성하기 위해 작용하는 것이 바로 갈색 지방조직 (brown adipose tissue)이다. 갈색 지방은,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하며,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착한 지방’이라고 불린다. 간단하게 말해 ‘나쁜 지방’인 백색 지방이 많으면 체중이 늘게 되고, ‘착한 지방’ 인 갈색 지방이 많으면 지방을 연소해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장지연 원장의 S바디]지금 운동하면 좋은 진짜 이유

갈색 지방은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갈색 지방은 유아기때는 신체의 많은 부분에 분포하지만 성장하면서 없어진다고 알려져왔다. 하지만 2009년 양전자단층촬영(PET) 기술의 발달로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에도 쇄골 주변에 소량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량의 갈색 지방이 체온 유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10도 미만의 약한 추위에서는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와 같은 작용을 하도록 도와주는 ‘이리신’이라는 중요한 호르몬이 발견되었다. 운동을 하면 이리신의 분비가 촉진되면서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실외 운동을 하는 것은 다른 시기에 같은 운동을 하는 것보다도 훨씬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리신은 고강도의 운동보다는 저강도의 꾸준한 운동에서 발현되기 쉽기 때문에 짧은 시간 힘든 운동을 하는 것 보다는 30분 이상 빠르게 걷는 것과 같은 운동이 좋다. 또 긴장감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하는데, 이러한 아드레날린이 갈색 지방세포를 자극해 지방을 태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긴장 상태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흔히 알려진 고추나 마늘과 같은 매운 맛을 내는 음식에 함유된 캡사이신 성분은 갈색 지방세포를 활성화해 열량을 빨리 소모하게 도와준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 역시도 체내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와 함께, 갈색 지방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어 다이어트에 큰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의 지방은 흔히 살을 찌우는 나쁜 지방으로만 생각되어져 왔다. 하지만 꾸준한 운동을 통해 이 나쁜 지방이 착한 지방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면,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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