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벽 허문 가왕의 귀환… ‘조용필 현상’ 왜?

입력 : 2013.04.24 22:57 수정 : 2013.04.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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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지키면서도 트렌드 따르는… 30년 음악 지켜온 조용필이기에 가능한 결과물”

이쯤 되면 ‘조용필 현상’이라고 불러야 할 듯하다. 중·장년층뿐 아니라 10·20대도 조용필에 환호하고 있다. 24일 오후 3시 현재 음원다운로드 사이트 네이버 뮤직과 벅스 뮤직에서는 새 앨범 <헬로>의 8개곡이 10위 내에 들었다. 올레 뮤직에는 10위 안에 7개곡이 들어 있다. 젊은이들은 왜 조용필의 음악을 챙겨듣고 있는 것일까.

지난 23일 열린 쇼케이스에서도 40대의 부모와 20대의 자녀가 나란히 공연장을 찾는 모습이 목격됐다. 세대별로도 조용필의 귀환을 반기는 이유는 다르다.

▲개방성 - 젊은 세대에 개방적 어른 열망 안겨
수용성 - 창법은 그대로, 젊은층 트렌드 가미
영웅성 - 시대 거슬러 가요계 장악 쾌감 선사

10대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젊은층은 그의 노래를 자주 접하지 못 했다. 그나마 나이가 많은 세대인 30대 초반 역시도 그들이 한창 고등학교를 다닐 시기인 1998년 이후 조용필이 발표한 앨범은 세 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방송보다는 공연 위주의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최근 과거의 곡들을 리메이크 하는 TV 프로그램들이 자주 생기면서 이들에게도 학습의 기회가 생겼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게는 ‘개방적 어른’에 대한 열망이 있다. 동시대를 함께 호흡하고 젊은 세대의 감성을 가진 어른에 대한 동경이 조용필을 통해 구체화됐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연 한국종합예술대 교수는 “(조용필이) 래퍼를 데려와 피처링했지만 기본적으로 조용필의 창법에는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젊어지려는 노력이 기존에 그렇지 못했던 기성세대들에게 더욱 대단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등이 주도한 세시봉 열풍은 향수를 자극한 문화였지만 조용필 현상은 다르다”며 “기성세대인 조용필이 젊은이들과 소통하려는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세대 통합이란 측면도 있다”고도 했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조용필이 우리 대중문화에 침투해 있는 하나의 문화재 같은 사람”이라며 “그런 존재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중장년층에게 각인된 조용필의 실체가 구전을 통해 젊은이들에게는 영웅화 됐다. 그 ‘전설’의 이미지가 젊은층에게 학습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좋은 음악을 내놓으니까 조용필 바람이 불었다고 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서정민갑씨 역시 “젊은 세대가 정보를 접하는 경로가 다양해졌다. 또한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슈퍼스타K> 등의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예전 가수들의 노래도 자주 접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대중음악평론가 김교석씨는 “1970~80년대를 장악했던 위대한 가수가 시대를 거슬러 다시 가요계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장악하는데 대해 대중이 일종의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문화콘텐츠에 대한 열망이 유명인을 만들고, 과거의 유산을 전설적으로 소비하는 영웅주의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선구자적 영웅에 대한 열망이 발현된 결과”라고 했다.

조용필의 이번 음반은 중·장년 세대들에게는 생소한 음악이다. 오히려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음악이다. 그런데도 기성세대는 왜 그에게 다시 빠졌는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는 경향을 띠게 되고, 지난해 대선을 통해 우리는 그러한 경향을 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조용필은 보수적 가치가 지향해야 할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조용필의 경우 음악에 있어서 보수적인 가치인 정서를 지켜가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개방성을 지니고 있고, 이를 통해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수용성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누구나 이런 지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0년 넘게 음악적 가치를 지켜온 그의 고집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교석씨는 “70~80년대를 장악했던 위대한 가수가 시대를 거슬러 다시 가요계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장악하는데 대해 대중이 일종의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문화콘텐츠에 대한 열망이 유명인을 만들고, 과거의 유산을 전설적으로 소비하는 영웅주의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싸이 현상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선구자적 영웅에 대한 열망이 발현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세월의 속도감을 쉽게 이기지 못하는 중·장년층에 경외감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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