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의 월드컵 각오 “러시아는 내가 잡는다”

입력 : 2014.01.01 07:00
  • 글자크기 설정

“요즘 꿈을 꾸면 제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 기도 세리머니를 하고 있어요.”

국가대표 장신 골잡이 김신욱(26·울산)은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에서 펼칠 활약을 다짐하며 새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평생 꿈으로만 여겼던 최고의 무대, 월드컵의 해 2014년이 열렸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가슴은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김신욱은 2013년 프로축구 K리그 MVP답게 각종 행사에 다니느라 바쁜 연말을 보내면서도 개인트레이너 이창현씨(25)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몸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김신욱

김신욱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을 지켜보고 나니 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습니다.”

김신욱은 13일부터 브라질을 거쳐 미국까지 이어지는 대표팀 전지훈련을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다. 휴일없이 하루 4시간에 가까운 훈련을 소화하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바깥 일정이 잡힌 날에는 가까운 헬스클럽을 찾아서라도 운동량을 채울 만큼 열성이다.

“사실 제가 월드컵에 나간다고 결정된 건 아니잖아요?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겸손한 표현과 달리 김신욱은 시쳇말로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축구선수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최다 공격포인트인 19골 6도움을 올렸다. 팀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인정받았다.

대표팀에서는 시련도 겪었다. 홍명보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인 동아시안컵(7월)에서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바람에 “김신욱만 뛰면 (대표팀 축구가) 뻥축구가 된다”는 홍 감독의 호된 비판을 들었다.

김신욱은 비판을 쓴 약으로 받아들였다. 굳은 의지와 우정의 힘으로 쓰러질 뻔한 위기를 이겨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나란히 벤치 선수의 설움을 겪은 ‘단짝’ 손흥민(22·레버쿠젠)과 나머지 훈련을 하며 “브라질에선 꼭 주전으로 그라운드를 누비자”고 약속한 것이 큰 힘이 됐다.

“동생이 약속을 지켜가고 있는데, 형인 제가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그 때부터 더욱 축구화 끈을 동여맸습니다.”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발기술을 단련해 11월 태극마크를 되찾은 김신욱은 스위스와 평가전에서 선전한데 이어 러시아전에서는 골을 뽑으며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그 골을 넣은 순간 아, 나도 월드컵에 도전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러시아에서 이적 제안도 쏟아졌다.”

러시아는 6월 18일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다. “저보고 ‘러시아 킬러’라고 하시니 그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야죠”라는 김신욱은 눈을 높여 16강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대표팀이 하나로 뭉친다면 16강 그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꼭 믿고 기다려주세요.”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댓글